국산만 다르게 답했다
아침 식사 때 야채와 함께 계란을 삶아 먹는 걸 즐긴다. 계란을 삶을 때는 전기찜기를 주로 이용한다. 계란을 냄비에 넣고 끓일 수도 있지만 전기찜기가 편하다. 걸리는 시간은 비슷한 듯하다. 그런데 조리 선배로부터 계란을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찜기에 넣지 말고 따뜻한 물로 씻은 다음 넣으라는 충고를 들었다. 그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잘 설명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도 늘 왜 그래야 하는지 궁금증이 떠나지 않았다. 옳거니! 인공지능에 물어보기로 했다. 같은 질문을 여덟 가지 인공지능에 물어보았다.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그런데 대부분 계란을 따뜻한 물로 씻은 뒤 삶는 게 좋다고 했지만 한 군데만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 뜻밖이었다. 여덟 가지 인공지능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여덟 가지 인공지능에 물어보았는데 클로바X를 제외한 일곱 가지 인공지능은 모두 계란을 삶을 때 따뜻한 물로 씻은 뒤 삶는 게 좋다고 했다. 그렇게 하는 게 좋은 이유도 비슷비슷했다. 우선 겉면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게 청결하니 좋고 찬 계란을 삶으면 깨지기 쉽다고 했다. 그런데 유독 네이버의 클로바X만은 씻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놀랐다.
클로바X는 말하기를 계란 껍데기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은데 물로 씻을 경우 이 구멍을 통해 세균이 침투하거나 계란의 수분이 증발해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씻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계란 껍데기에 미세한 구멍이 많고 물로 씻으면 그 구멍으로 세균이 침투한다고? 그렇게 딱딱한 껍데기에 구멍이 많아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간다고? 믿기 어렵다. 물로 씻으면 계란의 수분이 증발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내가 과학자가 아니니 클로바X의 설명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다른 인공지능들은 일절 그런 말이 없지 않은가!
다수의 인공지능이 말하는 대로 계란을 따뜻한 물로 씻은 뒤 삶을 것인가. 그러지 않고 소수인 한 인공지능이 말하는 대로 따를 것인가. 인공지능이 여러 가지 물음에 대해 순식간에 답변해 주니 굉장히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걸 다 믿어야 하나 하는 난감함에 몰아넣기도 한다. 때로 이렇게 어리둥절함에 빠지는 때도 있지만 인공지능이 없었을 때보다 여간 신나지 않는다. 늘 조심해 가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면 삶은 분명 한결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한편으로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의 정확도를 꾸준히 높여가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