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이 인공사전만 못하다니
국가 공인 국어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속어가 상당히 많이 수록돼 있다. 뜻풀이에서 '~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한 말들은 속어임에 틀림이 없다. 개지랄, 깽판, 따까리, 빠구리 같은 말들은 물론 차마 꺼내 보이기조차 낯 뜨거운 말들도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돼 있다. 그런 말들에 비하면 또라이는 점잖은 편인데 이 또라이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도대체 사전의 표제어 수록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인공지능에 또라이의 어원이 무엇이며 언제부터 쓰인 말인지 물어보았다. 챗gpt는 즉각 답을 내놓았는데 다음과 같았다.
또라이는 일본어에서 유래했다는 설은 인정되지 않으며 그저 돌아이에서 똘아이로, 그리고 다시 또라이가 됐다는 설명을 했다. 한마디로 돌아이(도라이)가 똘아이(또라이)가 됐다는 것이다. 충분이 수긍이 간다. 흔히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돌이라 하는데 돌+아이가 뜻까지 살짝 변해 '아이'뿐 아니라 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어리석은 '어른'까지도 또라이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또라이는 함부로 쓸 말이 아니다. 멸칭이요 비칭이다. 상대방을 심하게 모멸하는 말이다. 어떻든 또라이는 달리 대체할 말도 별로 없는 말이 되었지만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은 우리말샘과 고려대 한국어사전에는 또라이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챗gpt는 또라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함은 물론 또라이에 더해 똘끼, 똘짓 같은 파생어도 생겨났다고 했다. 똘이 파생 접두사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과연 똘끼, 똘짓은 요즘 언어생활에서 제법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러나 이 역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다. 그리고 우리말샘에는 똘끼는 올라 있지만 똘짓은 없다. 이 점은 고려대 한국어사전도 같다.
인공지능은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인공지능도 많고 외국에서 만든 인공지능은 더 많다. 국가 공인 사전이 인공지능을 못 따라가고 있다. 국가 공인 사전은 말도 못하게 느림보지만 인공지능은 아무런 거침이 없다. 비록 때때로 환각을 일으켜서 이용자를 당황케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경우에 생생한 정보를 전해준다.
이러다가 인공지능이 만드는 국어사전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도 현재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말 중에서 상당수가 인공지능 국어사전에서는 빠질 것이고 동시에 현재 국어사전에 없지만 인공지능 국어사전에는 오를 말도 참으로 많을 것이다. 국어사전이 인공지능에 뒤져서는 안 될 일이다. 국어사전 관리에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 게으르고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아서야 되겠는가.
** 이 글을 다 쓰고 맞춤법 검사를 하니 또라이는 일제히 미친놈으로 바꾸라고 권하고 있었다.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