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3주 전이다. 11월 29일 토요일 오후에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딸은 곧 사위를 바꾸어 주었고 그는 "장모님, 해외여행 가신다면 어디 가고 싶으세요?" 하는 것이었다. 12월 18일이 집사람의 생일인데 그때 맞추어 해외여행을 가자는 사위의 제안이었다. 갑자기 무슨 해외여행? 그러나 이야기는 급진전되었고 12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로 대만에 다녀오기로 결정됐다. 모든 준비는 딸 내외가 알아서 하기로 했고 우리는 가만히 날짜가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16일(화) 오전 9시 비행기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설쳤다. 설레어서 깨 있는 때가 더 많지 않았나 싶다. 5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물을 챙겼다. 그리고 어둔 새벽에 집을 나섰다.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니 공항 가는 리무진버스가 도착했다. 광명역을 들른 뒤 제3경인고속도로를 달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딸 내외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봉천동에 살므로 더 일찍 서둘렀을 것이다.
곧 짐을 부쳤다. 딸 내외는 커다란 가방, 우린 작은 가방. 줄을 서서 보안검색을 마친 뒤 바로 이어서 출국 심사대를 지났다. 일일이 출입국 공무원이 앉아서 여권과 얼굴을 대조하고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었는데 이젠 기계가 알아서 한다. 여권을 스캔하고 지문을 찍고 얼굴을 인식시키는 것으로 끝이다. 이제 드디어 탑승구 입구까지 왔다. 탑승구가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출발을 앞두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3박 4일 잘 보내다 와야지....
탑승한 대한항공 여객기는 보잉777-300으로 1등석, 비즈니스석, 일반석으로 돼 있었고 1등석은 1열에 9석인 꽤 큰 비행기였다. 좌석은 거의 만석으로 보였다. 비행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겨우 2시간 남짓이었으니 말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니 곧 착륙이 가까웠다. 타오위안공항에 무사히 랜딩했고 바깥 날씨는 청명했다. 출국할 때처럼 대만에서도 입국 심사는 기계로 했다. 지문을 찍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입국 때 소지품 검사를 하는 건 처음 봤다. 검사대를 통과해야 했다. 그리고 짐을 찾았고 이제 시내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다만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었다. 현금을 ATM 기계에서 딸이 뽑았고 인터넷으로 미리 구입한 펀패스카드를 어떤 창구에 가서 실물카드로 수령했다. 준비가 끝났다. 차를 타기만 하면 된다. 폰을 꺼내 eSIM을 활성화하니 인터넷도 연결이 됐다.
타오위안공항에서는 MRT를 타고 시내로 가기로 했다. 버스를 탈 수도 있고 택시를 탈 수도 있지만 MRT가 빠르겠다 싶었다. 다만 흠 하나는 어른 둘은 다행히 앉았지만 딸 내외는 서서 시내까지 가야 했다는 것이다. 창밖으로 대만의 풍경이 지나가고 있었다. 차들이 꼬물꼬물 지나가고 있었고 역시 듣던 대로 오토바이가 길에 흔했다. 한적한 시골이었지만 차와 오토바이들이 교통신호를 잘 지킴을 볼 수 있었다.
불과 30분 남짓만에 타이베이중앙역에 도착했다. 우리가 묵을 호텔이 역 가까이에 있다. 지하철에서 지상으로 나와 보니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미리 한국에서 타이베이중앙역과 호텔 위치를 여러 차례 확인해 두었건만 금세 적응이 잘 안 된다. 급기야 엉뚱한 곳으로 한참 가다가 길이 막혀 있음을 깨닫고 되돌아섰다. 그리고 그제야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문제는 접근하는 길이다. 덩치 큰 가방을 끌고 가고 있으니 계단을 오르기는 어렵다. 대각선 방향에 있는 호텔로 접근하는 길을 가까스로 찾아냈다.
호텔이 건물을 다 쓰고 있진 않았지만 건물 외벽에 君品酒店이라 씌어 있었고 다른 이름은 Palais de Chine였다. 프랑스어인데 중국의 궁전이란 뜻이겠다. 재미있는 것은 프런트 데스크가 1층이 아닌 6층에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1층에도 안내대가 있었는데 예약이 돼 있다 하니 아직 방에 들어갈 순 없고 짐은 맡겨둘 수 있다 했다. 짐을 놓아 두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 점심 먹을 식당은 딸이 이미 점찍어 놓고 있었다. 구글 지로를 보고 타이베이중앙역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長安街 부근에 있는 식당을 향해 걸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