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밭

스팸 세상

떳떳하게 살아야

by 김세중

사람의 행동은 대부분 목적을 가지고 있다. 목적 없이 하는 행동을 찾기 어렵다. 070으로 시작되는 대출 권유 전화가 자주 걸려 온다. 한때는 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안 받는다. 받아 봤자 입씨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전화 건 목적은 뻔하다. 나로 하여금 대출을 받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대출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런 사람한테 대출 받으라고 권유하는 것은 다분히 일방적인 자기 욕심 채우기다.


하지만 대출 권유 전화는 그치지 않고 걸려 온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마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왜 대부분 거절을 당할 텐데도 이렇게 끈질기게 전화를 거는 걸까. 이유가 있다. 어쩌다가 대출을 받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나면 이익이 생기기 시작한다. 대출 받은 돈을 갚지 못하면 엄청나게 이자가 쌓이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대출을 받는데 후환을 감당키 어렵다. 그러나 계약은 계약이고 일단 대출을 받으면 대출업체에는 이득이 발생한다. 대출 받은 사람이 상환을 늦게 하면 할수록 이득은 갑자기 커진다.


수없이 대출 권유 전화를 걸어도 전화를 안 받는 사람이 태반이고 받아도 대출받기를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끈질기게 전화하는 이유는 간혹 대출 받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대출 받을 필요에 처해 있는지 확인도 않고 무작위로 전화하는 거 같은데 너무 무성의한 거 아닌가. 어떤 사람이 대출 받을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내기 어렵기에 무턱대고 아무 전화번호로나 전화하는 거겠지만 헛발질이 대부분 아니겠는가.


브런치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언젠가부터 브런치의 내 글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는데 늘 똑같은 말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고 곧 한국으 로 돌아올 계획이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글을 정말 재미있게 썼고, 따뜻한 마음을 느꼈어요! 여러분 과 같은 훌륭한 사람과 친구가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 아요. 괜찮다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싶어요~ 제 아이디는 [XXXXXX] 입니다.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어느 댓글에든지 같은 말이니 진정성이 없는 댓글임이 분명하다. 아마 다른 사람들 글에도 이렇게 똑같은 댓글을 달지 않을까 싶다. 속이 번히 들여다 보이는 댓글에 혹할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아마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은 어떤 회유와 꼬임에 넘어가 어떤 피해를 입을지 알 수 없다.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리 만무하겠다.


통신의 발달로 인류는 참으로 편해졌지만 한편으로 통신을 이용해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이들도 숱하게 생겨났다. 범죄임이 명백한 경우도 있고 범죄는 아닐지라도 그에 근접한 경우도 있다. 성실하게 일해서 돈 벌 생각을 하지 않고 쉽게 돈 벌려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 남을 속이기까지 한다면 범죄가 아닌가. 도처에서 마주치는 헛짓거리를 보는 마음은 씁쓸하다. 나는 헛짓거리라 보는데 본인들은 헛짓거리인 줄 모르거나 설령 알아도 모른 체할 것이다.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유튜버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