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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Mar 23. 2017

'치루'는가, '치르'는가?

표준어는 사회적 약속

유명 신문 웹사이트의 한 기사(2017. 3. 23.) 제목에 "여기선 경기 못 치뤄"라는 말이 떴다.

요즘은 종이신문 못지 않게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종이신문을 제작할 때는 교열기자들이 오자, 탈자가 없는지를 꼼꼼히 보기에 틀린 말이 나오는 걸 거의 볼 수가 없다. 그들이 다 걸러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판에선 틀린 말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이가 없는지 '치뤄'라는 틀린 말이 버젓이 나타났다.


'혼사를 치루다', '시험을 치루다', '값을 치루다'가 아니라 '혼사를 치르다', '시험을 치르다', '값을 치르다'가 맞다. 따라서 '치뤄'는 틀리고 '치러'가 맞다. '치뤄'는 '치루+어'가 준 말이고 '치러'는 '치르+어'가 준 말이기 때문이다. 


'치뤄'면 어떻고 '치러'면 어떻냐고 생각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좌측통행을 하다가 우측통행을 하기로 사회적 약속이 바뀌었으면 모두가 우측통행을 지킬 때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하다. 모두가 우측통행을 하는데 혼자만 좌측통행을 한다면 서로 부딪쳐서 모두가 불편할 것이다. 말도 마찬가지다. '치르다'가 표준어이면 표준어를 따르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편리하다. "여기선 경 못 치러"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대중매체이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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