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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과 다낭의 3인실 호텔 후기

캐나다 주민의 베트남 여행기

by 손지혜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성인 3명이 묵을 호텔을 찾는 것은 일본 도쿄에 비하면 훨씬 쉬웠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호텔비가 저렴한 베트남이니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분위기 좋은 곳이면 좋겠다는 욕심이 나서 고르고 골라 묵었던 곳, 세 군데를 소개합니다.


La Maison des Delices

다낭 공항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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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시간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에 호이안으로 가기로 되어 있어서 공항 근처의 작은 호텔을 골랐다. 도보로 10분 거리였다. 구글 지도에선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다낭 공항을 뒤로하고 가는 길은 험난했다. 도보가 이어지질 않았다. 가까스로 공항을 벗어나는데 경찰이 부른다.


"레이디!"


어디 피할 곳도 없고 불안한 마음에 쭈볏쭈볏 다가갔다.


"어딜 가는 겁니까?"

"호텔 찾아가는데요."

"어려운 일 있으면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모두 친절하니까."


구글지도를 따라가는데 지나가던 차가 서서 의아한 듯 우리를 쳐다보았다. 공항에서 걸어가는 여행객이 여간해서 없긴 없었나 보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안이 깜깜했다. 제법 큰길이지만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아주 늦은 밤은 아니래도 여자 셋이 저기로 들어갈 수는 없다. 다시 힘든 길을 되돌아 공항으로 갔다. 택시를 타야 한다. 공항 앞에 늘어선 택시운전사들은 담합을 했는지 비싸게 불렀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오히려 가격을 더 높인다. 지쳐서 처음 사람에게 맡기고 호텔로 향했다. 그랩을 부르면 되는 거였다는 건 나중에야 생각이 났다. 호텔방에 들어가는 것만이 급했다.


라 메종 데 델리스는 주택가의 작은 호텔이다.


체크인을 하고, 로비에서 마실 것을 사가지고 들어간 호텔방엔 에어컨도 꺼져 있고 냉장고 플러그도 빠져 있었다. 욕실은 넓은데 바닥의 수평이 안 맞는지 물이 잘 안 빠졌다. 핸드폰을 꽂을 USB포트도 없어서 프런트에서 어댑터를 빌려왔다. 어차피 다낭은 공항이 시내에서 멀지 않은데 시내에서 잘 걸, 후회가 밀려왔다. 그런데 막상 새벽에 눈을 떠서 발코니로 나가보니 웬걸? 조용한 마을에 하루가 시작되는 모습이 평화로웠다.


나중에 여행이 끝날 무렵에야 든 생각인데 이 호텔은 공항과는 관계없이 일주일 정도 장기숙소로 적당했을 곳이었다. 어차피 공항은 시내에서 가깝고 그랩 비용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 게다가 더운 나라를 여행하면서 세탁기를, 그것도 방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꽤 큰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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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hê Prana Villa & Spa Hoi An

호이안

이층침대가 아니라 이층에 침대가 있었던,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예뻤던 호텔. 강을 바라보며 수영장 옆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아침저녁으로 시내에 들락거리느라 그랩 부르기 바빴지만 덕분에 호텔에 머무는 시간에는 휴가기분을 냈다.

외진 곳이라 그랩 기사들도 입구에서 갸웃거리는 곳. 하지만 호텔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도 호이안 시내 정도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니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시내보다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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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ouva Da Nang Hotel and Apartment

다시 다낭으로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저렴한 3인실 가격 때문인데, 일반적인 2인실보다 방크기가 작다. 2인실 가장 작은 방이 32 제곱미터인데 3인실이 27 제곱미터라서 비좁지만 대신 침대크기는 어른 셋이 자기에 넉넉하다. 다른 가성비 호텔 3인실은 대부분 킹사이즈 하나거나 트윈 사이즈 두 개에 셋이 자는 형태였다.


어차피 다낭에서는 하루의 대부분을 바깥에서 보낼 거였으므로 방은 그만하면 충분했으나 위치는 의외로 애매했다. 강에서 분명 얼마 안 되는 거리이고 한시장이나 핑크성당이 가까운데 호텔 주변의 인도가 좁고 더러워서 걷기에 별로 좋지 않았다. 콘셉트는 모던이고 약간 키치하기까지 한데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이 들어 고급스럽지도 않다. 그래도 아침식사도 나쁘지 않았고 오후엔 귀여운 티타임에 무료 마사지(3박 이상)까지. 3인실이 필요하다면 추천할만한 가성비 호텔.


그렇게 오랜만에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호텔을 찾아다니다 보니 다음에는 한달살기를 하면서 숨어있는 별난 숙소를 이용해 봐야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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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_150357.jpg 애프터눈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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