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은 흔히 말하는 ‘자랑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분들은 아니에요.
아버지는 젊은 시절 목회를 하셨고,
세 자매를 키우시기 위해 여러 일을 하셨죠.
병원 주차타워 관리, 건설현장, 인테리어 마무리 기술자까지.
삶의 무게를 말없이 짊어지던 사람이었어요.
어머니는 그 시절, 텔레마케팅으로 아이들 학습지를 판매하셨어요.
전화 너머로 아이를 위한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님과 소통하시며
실적도 뛰어나셨고, 성과급으로 가족 첫 차를 마련하셨던 기억이 나요.
저는 가끔 그 일터에 놀러가기도 했고,
엄마가 전화를 걸고 메모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곤 했어요.
부모님의 삶은 “성공”이라는 말보다,
“버티는 품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 안에서
삶을 정리하는 습관,
감정을 다루는 언어,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