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내가 유럽을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가을이었다. 낙엽이 떨어지는 파리,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유럽의 모습이었다. 그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던 길에 창밖으로 바라본 빈민가도 그렇게 낭만적일 수 없었다. 바닥에 떨어지는 낙엽, 길거리에서 마시던 커피의 맛 그리고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 모든 게 날 미치도록 설레게 만들었었다. 그래서인지 그 여행 이후로 쌀쌀한 바람이 불면 이상하게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유럽이 그리워 지곤 했다.
이번 가을엔 유럽에 있기에 그러한 기분이 전혀 안들 줄 알았다. 하지만 쌀쌀한 바람은 내가 유럽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 나게 만들었다.
찬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프라하.
나에게 기억될 또 다른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