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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Sep 20. 2017

주관적 맥주기행_07. 체코 맥주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맥주의 나라 체코에 왔다. 유럽의 삼대 야경 중 하나이니 뭐니 해도 나에게 체코는 맥주의 나라다. 체코는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나라다. 물보다 맥주가 많이 소비된다. 필스너 타입의 맥주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체코이며 버드와이저의 원조인 부드바가 만들어진 곳 또한 여기 체코다. 게다가 맥주를 굉장히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나라다. 마트엔 500원짜리 맥주도 있다.

특히 체코의 대표 맥주 중 하나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은 세상에 필스너 타입이라는 맥주의 한 종류를 만들어냈다. 이 맥주의 출현 이후밝고 투명한 황금색의 색에 순백의 거품 그리고 특유의 홉의 향과 쓴맛을 가진 맥주를 통틀어 필스너 계열의 맥주라 하기 시작했다. 필제너 혹은 필스로 불리는 맥주들도 필스너 계열의 맥주라고 보면 된다.

체코에서 맥주 맛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플젠(Plzen, Plzeň)과 체스키 부데요비체(Budweis, České Budějovice)이다. 플젠은 필스너가 태어난 곳이고 체스키 부데요비체는 부드바이저의 원산지이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 플젠은 다녀왔지만 체스키 부데요비체는 방문하지 못했다. 난 아쉬운 마음을 프라하에 있는 유명한 부드바이저 전문점에서 달래야 했다.

(체코 맥주를 보면 한국과는 달리 술 옆에 도수가 적혀 있는데, 이는 몰트의 양을 말한다. 덕분에 몇몇 사람들은 그걸 알코올 도수와 혼동해 체코에는 독한 맥주가 많다고 오해한다.)


필스너 우르켈 (Pilsner Urquell)

필스너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세상에 필스너 타입의 맥주를 생겨나게 한 장본인이다. 필스너를 만나기 가장 좋은 것은 플젠에서 필스너 공장 투어를 신청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맥주 공장부터 과거에 맥주를 저장했던 동굴까지 다양하게 보여준다. 그곳에 가면 필스너에서 인수한 코젤(Kozel) 맥주도 맛볼 수 있다. 다만 코젤 맥주는 그 공장이 아닌 다른 양조장에서 만들어져서 온다고 한다.


세상에 모습을 처음 드러낸 필스너 우르켈은 슈퍼루키였다. 깔끔한 맛도 일품이었지만, 그 당시에 보급되기 시작된 투명한 유리잔은 황금색 필스너를 더욱 보기 좋게 만들어 주었다. 몇몇 사람들은 대기업의 자본과 커다란 회사에 휘둘리면서 예전의 맛을 잃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느낀 필스너는 아직까지도 세계 최고의 맥주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Pilsner Urquell

양조장 : 체코, 플젠(Plzen, Plzeň)
내평점 : 5/5
도   수 : 4.4%

타   입 : Czech Pilsner

방   식 : Draught, Bottle

역시 체코의 필스너는 맛이 달랐다. 한국에서 먹던 필스너는 특유의 쓴맛이 겉도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별로 선호하지 않았는데... 체코에서 맛본 필스너는 최고 그 자체였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필스너 우르켈이다.



개인적으로 체코 맥주 중 필스너 보다 더 좋아하는 맥주가 이 부드바이저다. 체스키 부데요비체(Budweis, České Budějovice)에서 맛을 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아 가지 못했다. 부드바이저는 영어로는 버드와이저로 발음된다. 미국의 버드와이저와 오랜 기간 상표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맛은 차원이 다르다.

*하이그래비티 공법으로 만드는 미국의 버드와이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다.


*하이그래비티 공법 : 맥주를 높은 도수로 만든 후 물을 섞는 방식

budweiser Original

양조장 : 체코, 체스키 부데요비체(Budweis, České Budějovice)
내평점 : 5/5
도   수 : 5.0%

타   입 : Czech Pilsner

방   식 : Draught, Bottle

드래프트는 양조장에서 마시는 듯한 신선함이 느껴졌다. 나는 신선한 맥주를 마시면 특유의 미끌 거리는 느낌이 느껴지는데 딱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달달한 맥아의 맛 이후 홉의 쌉쌀함이 살짝 맴돈다. 적당한 탄산은 목 넘김을 좋게 만들어준다.

병맥주 또한 맛있게 먹었다. 클래식과 오리지널을 둘 다 마셔보았는데, 클래식이 오리지널에 비해 탄산이 좀 더 강한 느낌을 받았다.


budweiser Dark

양조장 : 체코, 체스키 부데요비체(Budweis, České Budějovice)
내평점 : 5/5
도   수 : 4.7%

타   입 : Dunkel

방   식 : Draught, Bottle

다크의 훈연 향 이후에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크게 온다. 캐러멜 같은 느낌이랄까? 탄산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 더 좋았다. 흑맥주를 좋아하는 나에게 부드바이저 다크는 최고의 맥주다.


Kozel Cerny (Dark) 10°

양조장 : 체코, 벨케 포포 비체(Velke Popovice, Velké Popovice)
내평점 : 4/5
도   수 : 3.8%

타   입 : Dunkel

방   식 : Draught, Bottle

한국에 코젤 다크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 정도로 처음 체코에서 맛을 본 후 반해버린 맥주. 약한 도수로 술이 약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맥주다. 강한 캐러멜향과 달달한 맛으로 매우 맛있지만 많이 마시면 쉽게 질릴 수 있는 맥주.


Kozel Premium Lager 12°

양조장 : 체코, 벨케 포포 비체(Velke Popovice, Velké Popovice)
내평점 : 3/5
도   수 : 4.8%

타   입 : Czech Pilsner

방   식 : Bottle

약간 건조한 느낌이 들지만 균형이 좋은 맥주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필스너와 부드바이저가 있어서 인지 좋은 평점을 주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 3점...

staropramen 11°

양조장 : 체코, 프라하 (Praha, Prague)

내평점 : 3/5
도   수 : 4.7%

타   입 : Czech Pilsner

방   식 : Bottle

마트에서 500원에 한 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맥주. 체코의 3대 맥주 중 하나라고 하는데,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코젤과 같이 필스너와 부드바이저의 힘이 워낙 막강한 게 이유라고 생각된다.


Staropramen Dark

양조장 : 체코, 프라하 (Praha, Prague)

내평점 : 3/5
도   수 : 4.4%

타   입 : Dunkel

방   식 : Draught

staropramen 11° 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Velvet Beer

내평점 : 2/5

방   식 : Draught

체코에서 유명하다는 벨벳 맥주. 부드러운 목 넘김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는 하는데... 나에겐 딱히 끌림이 없는 맥주.


Master Tmavý 18°

양조장 : 체코, 플젠(Plzen, Plzeň)

내평점 : 3/5
도   수 : 7%

타   입 : Dunkler Bock

방   식 : Draught

플젠에 있는 필스너 공장에서 만드는 맥주로 굉장히 독하다. 마치 흑맥주에 소주를 탄 듯한 맛이 남. 복(Bock)과 같은 맥주는 보통 진득한 맛이 나는 걸 주로 마셔보았는데 이건 깔끔한 축에 속한다.





개인적으로 맥주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평점을 매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절대 객관적인 것이 아닌 순전히 100%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평점입니다. 분위기나 보관상태에 따라 맥주 맛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점란은 재미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제 나름대로 평점을 매기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5점 : 정말 맛있다.
4점 : 맛있다.
3점 : 맛있는데 뭔가 아쉽다.
2점 : 맛없다.
1점 : 먹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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