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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Jul 31. 2023

지원 30번 만에 드디어 카페에 취업을 했다.

내가 생각했던 카페는 이게 아니었는데..


나름대로 지금껏 카페라면 많이 다녀봤기에 

처음 시작하는 카페 또한 같은 느낌이겠지 하며 쉽게 생각했던 나는

큰 충격을 맞아버렸다.


이제야 알았다.

나는 카페를 즐기러만 다녀보았지

단 한 번도 일로써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첫 카페 출근을 했던 날 근로계약서를 쓰며 또다시 회사에 들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회사라는 체계에 질린 내가

다시 회사는 안 가야지라고 다짐했는데..


법인회사 소속의 카페

그곳에 나는 취업하게 되었다.


면접날 만나 자신을 소개했던 점장이란 사람은

회사에서 차장직급을 달고 있던 사람이었고

내가 일하던 매장 운영과 동시에

회사 내에서는 운영팀 소속으로 전국의 지점장들의 결재서류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점장은 매번 바쁘다는 이유로 당시에 존재하던 지점 매니저에게 내 교육을 맡겼다.


그날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추악한 인간을 만나게 되었다.

매장에 출근한 지 30분도 되지 않았을 때 

매니저란 인간은 나에게 창고정리를 지시하였다.


지점에서 나누어진 파트별로 사용하는 물건이 다르니 

각각 구역별로 정리하라는 말인데

출근하자마자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매장 구역별로 위치설명부터 

심지어는 화장실 위치조차 듣지 못한 나보고

창고정리를 하라는데 이게 말이나 되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정리를 하고 있는 내가 스스로 우습다고 생각하며

의미 없는 정리를 되는대로 해보았고 

결과는 각 파트장들이 정리하는 것이 되었다.


(며칠뒤 알게 되었지만 당일 점장은 매니저에게 창고정리를 지시했다고 한다.

매니저는 본인이 하기 싫어 첫 출근 30 분도 안된 나에게 파트별로 구별된 자리부터 부자재이름과 정리해야 될 위치도 모르는 나에게 정리를 넘겨버린 것이었다.)


어느 정도 하루가 정리되었을쯤 매니저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출근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알고 있는 일들이 얼마 없으니

당분간은 마감을 고정해야 할 것 같고 얼른 일들을 배워서

스케줄을 로테이션을 돌려보자며 말을 하며

매니저 본인은 19:00 시간에 칼같이 퇴근하였다.


당시에 나는 카페에 30곳이나 넘게 떨어지며 어렵게 이곳에 취업하였으니

이렇게라도 배울 수 있다면 나는 좋아하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날에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기보다

나 자신을 날카롭고 스스로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몰랐다.


그렇게 시작부터 찝찝했던 나의 카페일상을

더럽고 추악했던 매니저와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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