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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Jul 31. 2023

카페에서 일하는데 커피는 몰라요

매주 스케줄을 관리하는 건 매니저였다.

오픈출근, 미들출근, 마감출근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나는 매번 마감출근에 고정되어 있었다.


일이 완벽하지 않다는 핑계로 아직 커피를 다룰 수 없을 거라며

본인만의 판단으로 나를 마감근무만 진행시키며

커피를 다루는 데에 아무런 교육조차 진행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 매니저는 교육할 수 있는 지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앞에서는 가득 찬 척 행동하던 매니저는 다른 곳에서 1년조 차 근무하지 못하고

매번 해고당하던 사람이었기에 업무적인 면에서는 항상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한 달 후 경력이 있는 직원이 입사하게 되었고

매니저와 신규직원 둘이서만 오픈출근을 돌아가며 하게 되었다.


커피와 다른 음료를 만들고 고객에게 전달까지 과정이 대단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카페라면 커피머신마다의 세팅값이 존재하기에

세팅값만 제대로 맞춘다면 커피를 내리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에 어려움이 크지 않다.

음료 또한 레시피가 있기에 저울에 중량만 제대로 맞춘다면 맛에 대한 문제도 없다.


그런데 이런 기술들을 내가 알게 되는 게 싫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설거지와 매장청소 카운터응대만 담당하게 되었다.

그 외의 시간은 매장건물과 시설물들을 관리하게 되었다.

카페에서의 전문적인 부분은 배우지 못하였는데


이렇게 하면 금방 내가 떨어져 나갈 거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당시에 매일 발전하고 있음을 느꼈다.


매니저는 신경도 쓰기 싫어하던 매장관리 부분을 나에게 넘기면서부터

본인이 도태되고 있음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나에게 행해지는 매니저에 행동이 다른 사람들 눈에도

아니꼽게 보이기 시작하고

직원들 모두가 매니저에게 거리를 두기시작하였다.


카페에서 일하는데 다른 문제는 전혀 없었다.

어려서부터 성격하나는 낙천적이었고 사람과 금세 친해지는 게 장점이었다.


매니저를 제외한 매장 모두와 점점 더 가까워지고

매니저는 계속해서 매장에서 소외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나와 매니저와의 앙숙 같은 사이는 어느새

첫겨울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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