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겨울 코로나가 극성이던 시절이었고
내가 일하던 카페의 매출이 70% 가까이 빠지게 되었다.
배달전문 매장들은 호황을 달리기 시작하였고
찾아오는 고객이 있어야만 매출을 올리는 내가 일하던 매장은
타격이 너무나도 컸다.
그런 나의 2020년 겨울은 몸만 추운 게 아닌 마음까지 얼려버릴 정도로 추웠다.
이미 2020년의 봄이 오던 무렵
이전 회사에서 코로나로 인해 앞으로의 운영이 감당이 안되었기에
모든 사원급들은 권고사직을 당하였다.
나 또한 사원급이었기에 그들과 함께 원치 않던 퇴사를 하게 되었고
그 여운이 가신지 1년도 안된
2020년 12월에 다시 한번 권고사직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당시 점장은 매장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권했고
실업급여를 원하던 직원들은 권고사직에 응하고 매장을 떠났고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은 직원들은 모두 1개월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나는 새롭게 시작한 카페일에 미치도록 매진하였다.
카페라는 업종에 너무나 어렵게 접하게 된 것을 쉽게 포기하기가 싫었다.
그랬기에 당시 점장에게 무급휴가가 아닌 무급근무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평소라면 회사업무로 바빠 볼 수 없던 점장에게 매장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무급근무를 선언한 당일 오전 카페오픈부터 커피세팅, 매장 마감까지 일을 하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일을 하는 나는
힘든지도 모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일을 했다.
그렇게 일만 하다 보니 어느새 무급휴가기간도 종료되었고
전 직원들이 다시 매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매장 직원들이 실업급여를 받고 떠나며 각 파트별로 인원들이 조금씩 비었기에
남은 인원끼리 빈자리를 메꿔야 했다. 브런치파트에도 자리가 하나 비었고
당시에는 점장이 자리를 메꿔 매장을 운영했다.
그런 점장이 아쉽게도 서울매장 관리로 자리를 비우게 되고
매니저는 브런치파트 빈자리를 메꾸기는 싫었다.
그걸 본 나는 이때다 싶어 브런치파트 빈자리를 메꾸겠다 하고
아침부터 브런치업무를 시작하고
저녁 매장마감까지 일을 하게 되었다.
남들은 무급휴가도 끝나고 일을 더했으니 월급을 더 받으니
다행이겠네 하며 생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웃기게도 당시 매니저는 이 부분을 회사 이사에게 이렇게 전달했다
지후가 무급휴가 때 나와 일을 한 것처럼
오전 브런치 업무부터 오후 마감근무까지 이전과 똑같이 근무하기로 했다며
급여를 더 줄 필요는 없다고 지후도 동의를 해서 지금 저렇게 일을 하고 있다고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말했을까?
본인 딴에는 나를 어떻게든 한방 먹이고 싶어서였을까?
멍청하게도 매니저의 행동은 나에겐 큰 호재로 다가왔다.
당시 이사는 나에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애사심까지 가득할 줄은 몰랐다며
꼭 계속 함께해서 더 크게 성장해 나가자며
서울매장 관리까지도 얘기하게 되었다.
소식을 들은 점장은 처음엔 나보고 미친 줄 알았다고 했다.
무급근무도 모자라 일을 더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돈을 더 받아야 하는데 그것까지 내팽개치고 일을 한다는 게
이때부터였다. 회사 대표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게
그래서 고마웠다 매니저 당신의 무능함이
나를 이렇게 올라갈 사다리를 만들어주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