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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Dec 30. 2023

후회는 되지만 그래도 후련해

2023년 후회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모두 후련해.

2023년이 어느덧 끝나가는 시점이다.

나름대로 바쁘기도 하였고, 많은 일들을 하였던 것도 이번 2023년이었다.


많은 일들 중 새롭게 시작한 일들이 많았다. 도전과도 같은 일들을 지금껏 생각만 하고 시도조차 못했던 일들을 드디어 시작하게 된 일들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모두 잘된 일들만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번 한 해를 돌아보는 지금 느끼는 감정은 굉장히 후련하다는 마음이다.



연말이라는 시간은 어째서인지 모임이 생기는 기간이기도 하다. 지금껏 많은 인간관계를 정리하며 모임에 나갈 일이 확 줄어든 나이지만 그래도 연말에는 모임이 한두 개쯤은 존재한다.


특별하지는 않다. 그저 한 해가 끝 나갈 때가 되니 그간 못 봤던 친구들과 보게 되거나, 매번 보는 친구들을 그저 연말이라는 특정한 단어를 붙여가며 한 해가 끝나기 전 한 번이라도 더 만나게 되는 그런 기간.


그런 기간에 나 또한 종종 만나는 친구들과 연말의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30대에 접어드는 시간이 다가오게 되니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인 친구들이다. 그런 친구들과 새벽 4시가 되도록 이야기를 하며 술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각자가 사는 이야기, 주식이야기, 결혼이야기, 아기이야기 등등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의 대화였지만 하필 사람이라는 게 새벽시간이 되고 술이 들어가게 되면 평소 말 못 하던 그런 대화의 시간도 찾아오게 된다.


평소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A는 어째서인지 평소의 텐션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나중에 단둘이 있게 되면 물어봐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새벽시간이 되고 술에 조금 취했는지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A는 작년까지 연애를 하지 않았다. 모태솔로였다. 20대가 다 끝 나갈 때쯤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하였고 한 해를 처음으로 사귀게 된 여자와 행복함을 느끼며 뜨거운 사랑을 하였다.


A는 나와 같이 지방의 시골에 살고 있고, 그의 여자친구는 서울에 거주 중이었다. 매번 그녀가 보고 싶다며 시간이 조금만 있어도 서울로 올라가 여자친구를 만나고 오던 A는 언제나 웃음기 가득이었다.


그랬던 A가 제대로 된 이유조차 듣지 못하고 일방적인 헤어짐을 통보받게 되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놀란 A는 그녀를 잡아도 보았고 만나러 가려고도 했지만 그녀의 뜻은 완고했다고 한다.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라는 그녀의 마지막 말에 더 이상 A도 연락을 못한 채 그리워만 하고 있었다.


매일 그녀가 생각나고 연락이라도 하고 싶다는 A에게 어떤 위로가 필요할까 했지만 시간이 약이고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지만 그래도 처음 해본 사랑은 아마도 평생 생각날게 분명했다. 그래서 내가 해줄 말은 그것뿐이었다.


어차피 연락을 하든 안 하게 되든 결론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그럴 바에는 시원하게 연락이라도 한번 해보고 만날 수 있게 되면 얼굴이라도 한번 봐보라고 A에게 말해주었다. 구차하고 찌질 해 보여도 아직 좋아하고 보고 싶다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냐고 그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아라 나중에 이 일이 생각나면 후회할 수는 있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본 너는 그래도 후련은 하지 않겠냐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그때 한 번이라도 더 붙잡아볼걸 하며 후회할바에,  차라리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그래도 안되더라 그래서 나도 포기했어 후련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2023년 끝자락인 오늘에 나는 이번 해를 돌아보면 그래도 후련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지금껏 방 안에서 혼자 책을 보며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하는 글을 쓰던 내가 죽기 전에 작가는 돼 보고 싶다며 도전하게 된 브런치스토리에서 지금도 글을 쓴다. 그렇게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게 된 후부터 계속해서 다른 도전들을 하고 있다.


나도 장편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어려서부터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 왜 내가 그때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하며 후회할바에 소설을 써보고 후련하자며 시간이 날 때마다 소설에 매진 중이다. 그래서인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브런치스토리의 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매일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그만큼 이곳이 고마운 공간이다.


큰 용기가 필요했던 시작이었지만 그때 내었던 용기가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평생 후회하며 보냇을 시간을 후련하게 만들어주어서   





새롭게 시작될 2024년 많은 사람들이 더 용기를 가지고 도전을 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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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힘들었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을 당신에게


2023년 마지막으로 말해주고 싶은 말은 완벽하지 않고 아직 부족한 우리이기에 매번 후회할 순간들이 찾아오겠지만 그래도 더 용기 내어 후련할 때까지 도전해 보기를


그래서 우리가 나중엔 속이 후련할 때까지 크게 웃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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