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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지호 Aug 30. 2020

고양이가 부럽다고 말했다

고양이와  마디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인간의 말로 하소연을 했고 고양이는 나를 쳐다보다가 고양이의 말로 대답을 했다. 이야옹과 므아옹 사이 언저리의 발음으로 분명히 말을 했다. 해석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문맥상 한심하다거나 귀찮다는 뜻이 분명했다.

나는     힘주어 고양이가 부럽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양이는 당신의 모든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당신의 사랑에 목말라 있던 인간은 어리석게도 고양이를 질투하고 있었다. 질투를 느끼며 나는 인간에서 탈락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고양이에게 질투를 느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질투는 석류를 크게   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감정이었다. 알알이 터지는 마음이 너무 셔서 눈이 찌푸려졌다. 감정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입가에 발갛게 남아 지워지지 않았다. 서글픔과 아련함을 입으로 퉤퉤 뱉어 내도 마찬가지였다. 입안부터 심장 언저리까지 전부 시고 떫게 느껴졌다. 그래도 당신을 생각하면 조금 단 맛이 났다.

당신이 사랑스러운 손길로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의 십 분의  만큼만이라도 나를 쓰다듬어주었으면 했다. 당신 핸드폰 사진첩에 고양이보다는 나와 함께 있는 장면이 담기기를 바랐다. 당신이 고양이에게  거라며 사는 선물 사이에  것이 하나라도 담겨있길 원했다. 바라는 것을 줄지어 내릴수록 나는 크게 비참해졌다. 사랑을 받는 것은 나의 노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나는 당신과의 관계가 대체 언제부터 끝났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대체 언제쯤 이제 그만 관계를 끝내자고 말해야 할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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