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리가 공기를 밟고 들어와 온몸을 때렸다. 박자는 묘하게 심장 박동과 비슷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귀가 아팠다. 나는 조용히 술을 기울이고 싶었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은 듯했다. 당신은 여자들을 꼬셔 오겠다며 어딘가로 향했다. 나는 모든 것이 귀찮았다.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낡아 버린 것 같았다.
당신은 노래 사이로 여자 두 명과 함께 걸어왔다. 그때부터 우리는 술과 함께 부질없는 대화를 마셨다. 나는 청춘을 연기했다. 여자들은 까르르 웃었다. 몇 번의 까르르 속에서 문득 배시시 웃는 당신을 생각했다.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큰 웃음과 넓은 너스레 사이에 몇 번 침묵이 있었다. 그 침묵 속에서 눈웃음 몇 번이 오갔다.
당신은 금발 여자와 어딘가로 떠났다. 나는 단발 여자에게 맥주를 마시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것이 일종의 사회적 관례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단발 여자는 내 팔을 잡고 기댔다. 향수 냄새가 매웠다. 편의점에 들어서며 더는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귀가 아팠다. 단발 여자는 맥주를 어디서 마실까 물었다. 답은 알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당황한 얼굴을 뒤로 두고 도망쳤다. 왜 도망치고 있는지는 스스로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까르르 보다는 배시시가 좋았다. 나는 청춘을 겪기는 글러먹었다고 생각했다. 청춘은 뜨거워야 했고 가벼워야 했고 하루가 지나면 사라져야 했다. 침대에 누워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여겼다. 단발 여자의 향수 냄새를 생각하며 어느 정도 후회했다.
철학을 가지고 사는 것은 귀찮은 일이었다. 조금 더 취해서 머리가 굳었다면 나는 오늘 외롭게 자지 않았을 터였다. 애욕이 들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되뇌었지만 그럼 사랑은 무엇이냐는 의문을 품었다. 고민 사이에서 잠을 청했다. 보일러를 틀지 않아 꽤 추웠다. 누군가의 체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인간은 다시금 속되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