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Graduate Instructor Orientation
박사 과정 3학년이 되어서야 Teaching Associate 강의 조교를 시작하게 되었다. 보통은 학과 프로그램에 들어오면서부터 수업 강의 조교를 하거나 본인 수업을 하게 되는 Teaching Associate (TA)를 하게 된다. 그래야 학비도 면제(Tuition waive)되고 생활비(Stipend)도 받을 수 있다.
새로 들어온 10명의 박사과정 신입생들과 5일 동안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커뮤니케이션 학과는 사회 과학 분야의 다른 과에 비해서 박사 과정 학생들을 많이 뽑는 편이다. 다른 과 친구들이 프로그램에 있는 동기들 수를 들으면 놀라는 편이다.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 수업이 학부생들에게 필수 교양과목인 경우가 많아서 수업 수가 많은 만큼 박사 과정 친구들을 많이 뽑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들 강의를 하는 TA를 하면서 박사 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학기에는 수업 조교로, 다음 학기에는 강의를 하게 된다. 졸업 후 학계 (Academia)에서 교수 (Tenure track faculty)로 직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강의 경력과 학생들로 받은 강의 평가 (Teaching evaluation)를 갖고 있어야 한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에 보통 포함되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주립대는 미국에서 규모가 큰 연구중심 (R1) 대학이다. 학부생들이 작년 8만 명이고 대학원생들이 3만 명, 거기다 직원들까지 포함되니 학교가 도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학기가 시작되면 많은 학생들로 캠퍼스가 꽉 차는 느낌이다. 학생들 대부분은 백인(White)이고 이어서 히스패닉 (Latinx), 아시아인, 그리고 굉장히 낮은 흑인비율로 되어있다. 내가 맡게 된 첫 수업은 COM100: Introduction of Communication인데 학부생들이 듣는 가장 기초 교양 수업이고 12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다.
NGIO - New Graduate Instructor Orientation-은 새로 시작하는 Teaching Associate들에게 필요한 강의계획서 만들기 (Syllabus), 캔버스 이용하기 (Canvas), 수업 규정 (Policies & Regulations) 등을 듣고 학과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3학년인 나는 이미 아는 내용도 있고 졸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내용이었지만, 수업 조교를 하기 위해서는 꼭 참석해야 하는 오리엔테이션이다. 처음 입학해서 들었다면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정보도 많아서 도움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기 중에도 약 7번의 세미나를 통해 수업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교육 신념 (Pedagogical philosophy)에 대해서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커뮤니케이션 학과답게 Critical Cultural Communication을 통한 교육 방법론을 강조하는데, 간단히 말해서 학생들의 개개인 정체성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교사는 학생에 비해 권력이 있는 위치에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인지할 것, 수업 강의 외에도 평상시 학생들과의 소통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이루어진다는 것, 다양한 언어와 다양성을 존중할 것 등이다.
이제 이 학과에서 3학년이 되니 조금은 친숙해진 경험이지만, 처음에 왔을 때는 정체성 (identity)와 개인의 성별호칭 (pronouns)는 너무나 새로운 개념이었다. 예를 들어, my pronouns is she/her로 이름 다음에 소개를 하는데 개인 정체성을 소개하는 것이다. 다양한 인종, 배경, 언어, 문화를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교육자로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주간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학과 사람들과 점심도 먹고, Happy hour에서 저녁을 먹기도 했다. 이제 다음 주면 학기가 시작되고 학기가 시작되면 더욱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Teaching Associate과 그동안 해왔던 연구 조교일, 수업 3과목, 박사 논문, 구직 활동(Job market)까지 정신없겠지만 하나하나씩 만들어나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