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
안녕하세요.
어제 쓰레기를 비우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났어요. 나 이제 헝가리인 다 됐네. 무슨 소리냐고요? 대다수의 유럽국가처럼 헝가리도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한 번에 버리거든요. 처음에 그걸 듣고 얼마나 놀랐던지. 게다가 얘네는 쓰레기통이 거리에 놓여있단 말이죠. 특히 부다페스트 거주지 쪽은 거리도 좁은 편인데 사람 어깨까지 올라오는 쓰레기통이 골목마다 떡하니 있어요. 근데 음식물쓰레기를 같이 버린다고? 네, 그렇더라고요. 종이, 유리병,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은 페이백 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는 그냥 버린답니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여름엔 정말... 게다가 저처럼 공용 주방을 사용하면 더 끔직한 게요, 아무도 쓰레기통을 버리지 않아요... 언제는 제가 오래 다른 나라에 갔다 돌아갔는데 꽉 찬 쓰레기통을 비우지도 않고 꾹꾹 눌러서 쓰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음식물쓰레기가 같이 있으니까 그게 썩어서 세상에... 한숨 쉬면서 뚜껑을 연 순간 꿈틀대는 구더기가 와르르 쏟아지는데! 그 순간은 아직도 못 잊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건조해서 길거리에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진동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점?. 그래도 불안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어요. 쓰레기통이 조금만 차면 바로바로 비우게 돼서 이건 좋아요. 제가 되게 게으른 사람인데도 좀만 두면 벌레 생길까 봐 무섭더라고요. 다른 애들은 안 무섭나 싶지만 공동주거생활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제가 치울 수밖에...
오늘은 좀 읽기 거북한 이야기였네요. 한국 돌아갔을 때 저도 모르게 음식물쓰레기를 일반에 같이 버리면 어떡하죠? 벌써 걱정이 돼요.
앞으로도 월,수,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작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