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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 Aug 12. 2023

09. 인생 최고로 폭식했던 썰

과식의 위험성



운동을 시작한 뒤로 폭식과 과식을  하지 않지만, 예전에   크게 폭식했던 적이 있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폭식을 했던  날은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다. 대학교 1학년 때였고, 다음 날이 개강이었다. 개강 전날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고 있던 나는 뷔페에 가기로 결심했다. 뷔페에  지도 오래됐고, 평소에도 워낙 먹는  좋아해서 돈만 내면 무한으로 먹을  있는 뷔페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뷔페에 간다고 생각하니 전날부터 설렜다. 인터넷으로 그 뷔페 이름을 검색해보면서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다 먹어야지, 결심했다. 다음  아침 일어나자마자 나는 혼자 뷔페를 갔다. 많이 먹고 싶어서 사과 한두 조각만 먹고 아무것도  먹은 채였다.



가장 싼 평일 런치로 갔고,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갔기에 사람은 별로 없었다. 눈앞에 잔뜩 쌓인 음식이 보이자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류의 초밥과 고기, 파스타, 샐러드, 과일, 케이크, 아이스크림, 스프, 국과 반찬들까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흐뭇해졌다. 무슨 음식이 있는지 한 바퀴 둘러보며 파악하다가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했다.



그때부터 접시에 음식을 담아와 마구 먹었다. 초밥도 먹고, 파스타도 먹고, 볶음밥도 먹고, 고기도 먹었다. 평소 샐러드를 좋아하는데 그날은 고기가 잔뜩 쌓여 있으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야채는 먹는  마는  하고 고기만 잔뜩 먹었다. 접시에 음식을 담을 때마다 고기는 빠지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담아왔다가 두 번째부터는 맛있었던 것만 골라서 먹었다.   먹으니 자연스럽게   땡겼다. 중간중간  것도 많이 먹었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치즈케이크도 먹고, 브라우니도 먹었다. 과일도 먹었다. 많은 종류를 맛보기 위해 조금씩 담아왔어도 대략 대여섯 접시는 먹은  같다. 브라우니와 치즈케이크를 마지막으로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배가 빵빵했다. 정말 배불러서 괴롭다는  무슨 느낌인지 그때 알았다. 배가 터질  같이 불렀다.  와중에 많이 먹어서 배가 나온  창피해서 겉옷으로 가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뷔페 건물을 나오기까지 그 짧은 시간이 그때는 왜 이렇게 길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배가 너무 부르니까 식은땀도 나는 것 같고 걷는 것도 힘들었다. 손잡이를 잡고 겨우겨우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그렇게 힘들어할거면 애초에 적당히 먹었어야 했는데, 그게 문제였다. 눈앞에 음식이 보이면(그것도 많은 양의) 절제를 못하고 배가 터질 때까지 먹는 것.



평소 아무리 먹는  좋아해도 그렇게까지 많이 먹은 적은 없었다. 먹을 떄는 마냥 즐겁고 행복했는데,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괴로웠다. 소화를  시켜야겠다,  생각이 들어 무작정 걸었다. 따로 약속이 있는 것도,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걸었다. 걸으면서 소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처음에는 ',  배부른 느낌을 어떻게 없애지?'이런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걸으니까 배가  꺼졌다. 소화시키려고  보를 넘게 걸었다. 하도 많이 먹은 탓에 저녁이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저녁까지 통쨰로 굶었다. 의도치 않게 1 1식을  셈이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그때 이후로 뷔페에 질렸다. 이제는 뷔페 건물 앞을 지나가도 딱히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때 배가 지나치게 불러도 괴롭다는  너무  느껴서, 지금은 그냥 적당히 먹는다. 뷔페에 가도 회나 샐러드를 많이 먹고 브라우니나 케이크 같은  음식은 조금씩만 먹으려고 한다(디저트를 너무 좋아해서 아예  먹는  어렵다).



그날만 뷔페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아닌데. 좀 절제하면서 기분 좋게 배부를 만큼만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도 그때 그렇게 많이 먹은  후회하지는 않는다.덕분에 뷔페에 질려서(?) 아직까지도 뷔페를 가지 않고, 너무 배가 부르면 고통스럽다는 걸 너무 잘 느껴서 적당히 먹는 법을 배웠으니까. 무엇보다 먹고 나서는 힘들었지만, 먹을 때는 너무 행복하게 먹었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먹고 바로 집에 가지 않고 힘들어도 만 보 이상 걸었던 것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야지. 비록 그날은 내 인생에서 쉽게 잊혀지진 않겠지만, 깨달음을 얻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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