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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Mar 07. 2024

팔자 좋은 고양이 (나랑 바꿀래)

개팔자가 상팔자

를 뛰어넘는 개념이 생겼다.


바로, '냥팔자가 상팔자'다.


단언컨대, 개와 고양이를 

다 키워본 인간에 입장에서 

말하건대 진정한 상팔자는

'고양이'가 맞다.



이 세상에서

본능에만 충실해도

이쁨 받는 존재는

갓난아기와 반려동물뿐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고양이'는 

그야말로 최고라 느낄 때가 있다.


자신을 키워주는 집사가

사람의 도리를 하기 위해

아침도 못 먹고 

미어터지는 지옥철에

몸을 구겨 넣을 때에도 


고양이는 느긋하게 일어나

밥을 먹고 다시 낮잠을 잘 것이다.

매일 느긋하게 사는

고양이와는 다르게 


인간에 삶이란


지각 안 하고 출근했다고

누가 칭찬해 주는 것도 아니며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점심때를 놓쳐도

챙겨주는 이 없는 게 현실이다. 


퇴근 후 텅 빈 집으로 돌아오면

반겨주는 이도 없고 

오로지 남은 집안일은

사람의 몫이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고된 노동을 끝내고

좀 쉬려고 소파에 누우면 


그때 눈치 없이 

고양이는 소파 위로 올라와

뻔뻔하게 울기 시작한다.


장난감을 한 번 쳐다보고

집사를 한 번 째려보면서

명령조로 목소리를 내리 깐다.


좋은 말 할 때 장난감 들어라 


주인이 없는 동안

하루종일 푹 쉬었던 

고양이는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인간에게 놀이노동을 강요하기에 이른다.


울화통이 치밀어서 째려보다가도

이내 강렬한 고양이 눈빛에

어느새 장난감을 흔들게 된다. 


가끔은 정말 너무하다 싶어

구박하고 싶다가도

고양이에 작은 행동 하나에

감동을 받고 다시금 충성을

맹세하게 돼버린다.



다음 생엔 무조건 고양이


인간과는 대조되는 

고양이의 일상을 지켜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외친다


"다음 생엔 꼭 고양이로 태어나야지"


나는 꼭 고양이가 된다면

매일 아침마다 늦잠을 자고

매일 집사를 괴롭히고

매일 간식을 달라고 울 것이다.



이 세상에

살쪘다고 구박받는 건

인간밖에 없을 거다.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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