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아아아아오옥!
고양이는 "야옹"하고 울지 않는다.
그건 마치 교과서에서 사랑을 배우는 것과 같다.
고양이의 언어는 하나만 있지 않다.
도도는 8개월쯤 되었을 때
우리 집으로 입양오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말을 잘하지 않았다.
크게 울지도 않고 가끔
'냐!'정도로 소리만 낼 뿐이었다.
임보 해주셨던 분께서
원래 태생적으로 목소리가
작아서 잘 안 우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셨었다.
그래서 정말로 도도는
얌전하고 말 수가 적은
그런 고양이인줄 알았다.
도도와 가족이 된 지
반년쯤 지났을 때
깨달았다.
도도는 태생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것은 맞으나
말수가 적은 고양인 아니었다는 것을.
아마도 마음에 문을 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한 번 입이 터지자
도도는 시도 때도 없이 울었다.
그런데 그 울음소리가
너무 다양해서 텍스트로
표현하기도 난해할 정도다.
누가 고양이는 '야옹'하고 운다했는가
도도는 그야말로 '야옹'을 포함한
다양한 울음소리를 구사한다.
자다 일어나거나
쉬고 있는데 눈이 마주치면
짧게 '냐아'하고 운다.
하지만, 원하는 게 있을 때는
'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하고
아주 확실하게 운다.
그리고 놀아달라고
칭얼거리거나 투정 부릴 때는
'으으으으으으으응~~'과 같은
어린아이 같은 소리를 낸다.
가끔 도도를 안아 들고
아이처럼 엉덩이를
토닥여주면 울음소리가
'웅애웅애'로 들리기도 한다.
우리는 '언어'가 맞지 않다.
아마도 평생 서로에 '언어'를 이해 못 할 거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다른 언어가 있다.
눈빛을 가만히 보다 보면
도도가 원하는 게 뻔히 보이고
울음소리에 강약만 들어도
도도의 분노 게이지를 파악할 수 있고
표정과 행동만으로도
도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나는 도도를 키우면서
'소통'은 '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습득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
말의 언어가 대표적이나
몸의 언어와 표정의 언어
감정의 언어도 사용할 수 있다.
나도 '한국어'라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도도에게는 그 너머에 있는 표정과
눈빛과 제스처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이며
소통할 수 있는 이유다.
우리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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