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이를 먹는다는 것

by 지은

(2017. 1. 5. 8:12)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좋은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어느시점이 되기 전까지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자고 다짐했었는데

그 날의 다짐에 부응하는 답을 주는 오늘이된 것 같아 좋았다.


이제 어느정도 나를 알기때문에

내 스스로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고

내 삶의 구성요소가 조금씩 정리정돈이 되어가는 느낌이 참 좋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느낌과 감정으로 행동하는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게되는 것은 마치

미래를 조금이나마 예상할 수 있게되는 것과 같아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대비할 수 있게되는 것이 참 좋다.


어렸을 적엔 진심으로

육체적으로 약한 내가 너무

안타까웠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렸을 때는 아무리해도 안되던 일들이

너무 쉽게 되어감을 느끼고는 조금 허탈했을 정도로.


하지만 그 어린날의 안타까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또 좀더 진지한 감사가 있다

그리고 당연한듯 저절로 얻어진,

그러나 조금은 절실하게 얻어진

'할 수 있는 것'이 또

조금 더 나이를 먹게되면

다시 하나씩 사라질 때가 있을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 때에는 안타까워하지 않았으면.

그저, 젊은 날에 준비된 내가

잃어버릴 나의 '어떤 것'을

그저, 감사함으로 떠나보낼 수 있게만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