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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좀, 덮어두고 살아도 되는 영역이 있는 것 같다

by 지은

(2019. 5. 15. 11:31)

굳이, 그렇게 밑바닥까지 다

파헤쳐버릴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까지 모든 영역에 대해서

투명해질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솔직함에 취해서,

너무 민낯을 드러내놓고

상대에게도 그 민낯을

강요했던 것은 아닌지.


이미 다 지나버렸지만,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어느정도는 덮어두고 살아가는 편이

평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너무 다

나의 영역 안에 두려고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상대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아서,

내가 너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 자신에게만 신경쓴다고 생각했는데

타인에 대한 기대치를 손해로 치는 순간

그것은 욕심이 되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어버렸던 것 같다.


굳이 건드리지 않으니 평화롭다.

나는 이러한 묻어둠이

상당한 비겁함으로 여겨져서

경멸했지만

막상 다 직면하려고드니

쓸데없이 상처만 주고받는 꼴이 되었던 것 같다.

답이 없이.


요즘엔

절제함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대해 시시콜콜하게 알고싶어하지 않는다

나역시도 마찬가지니까


마음도, 방향성을 두고 써야함을 배운다.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생각보다 많은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 세상을 향한

나의 언어와 행동을

최소한으로

절제할 수 있게된다면 좋겠다.


공백. 침묵. 여백

무색같은 이 단어들의 의미를

받아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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