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게

사랑냄새나는 이야기_연애편

by 보라도리

나에게는 지금 한없이 사랑스러운 존재가 있다.

그에 대한 내 사랑은 무한한 애정과 신뢰, 그리고 믿음 위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나만큼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며

누구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에 인색하다.

그에게는 자신의 단점들이 좀 더 부각되어 보인다면,

나에게는 그의 믿음직한 모습과 좋은 점들이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가 그 일을 정말 잘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


“나는 나 자신도 확신 못 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그건 어디서 생기는 거야?”


“평소에 나한테 보여주는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서?


“내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었나? 잘 모르겠지만 다행이네”


항상 나는 그의 미래를 확신하고, 그는 내게 자신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같은 것을 보는데도 왜 다른 모습으로 보게 되는 걸까?

예전부터 나는 이것의 뿌리가 하나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2년 차 연애 중인 B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자친구와 정말 잘 지내고 있지만, 다툼도 제법 있다며 이런 얘기를 한 것이다.


“남자친구 딴에는 나한테 용기를 주려고 한 말인 거 같거든?

근데 한 번씩 그게 진짜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

영혼 없이 그냥 하는 말인지 헷갈리는 거야”


“왜 영혼이 없다고 느끼는데?”


“내가 팀장 같은 직책을 정말 싫어하잖아.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도 계속 자리를 거절하고 있고,

근데 이번에는 회사에서 좀 강하게 제안을 하더라고,

그래서 남자친구랑 그 얘기 하다가 또 싸웠어”


“무슨 얘기 하다가?”


“나는 내가 왜 팀장이 되는 게 힘든지,

왜 나랑 안 맞는지 설명을 했거든?

근데 계속 그건 너가 안 해봐서 그렇지,

너는 이런 이런 부분들 때문에 잘할 거라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용기를 주는 거 같아서 고마웠다?

근데 계속 나한테 없는 부분인 거 같은 것들을 얘기하면서 잘할 거라고 하니까.

언제 그런 부분들을 봤었냐고 구체적으로 묻게 되더라고.

그런 걸 얘기하다가 다투게 됐어. 남자친구는 왜 장점을 얘기한 건데 따지고 못 믿냐고 하고,

나는 확신이 안 서고 그냥 하는 말인 거 같으니까 계속 구체적으로 묻고, 그런 식?”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충분히 사랑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채워지지 않는 2%와 같은 결함으로 나타난다.

타인과의 관계, 특히 연인과의 관계에서 말이다

이 다툼의 본질은 소통의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내 안에 '나를 사랑하는 확신’이 없으면, 상대가 보내는 온전한 믿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한 2%의 부족함이다. 상대가 아무리 98%의 사랑을 쏟아부어도,

스스로 채워야 할 마지막 2%의 자기 신뢰가 없으면,

그 사랑은 결코 100%로 완성되지 못한 채 아쉬운 갈증을 남긴다.


그렇다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수 없을까?

물론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고,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가치를 상대방이 발견하고,

그 깨달음을 통해 자존감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견고한 신뢰와 믿음은 타인이 모두 메꿔줄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내 생각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타인의 말 한마디로 확고해질 리가 없다.

그렇기에 자신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다면, 관계는 더 안정적으로 단단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의 출발점은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물론 부모에게 받는 사랑을 우리가 처음 접하는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선택하기 전에 주어진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의 진짜 출발점은,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받아야만 배우는 감정이 아니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랑이라는 기술을 익혀간다.
그렇기에 사랑받지 못했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는 존재로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키우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에 대한 사랑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한한 애정이다.
허나 그것은 어떤 모습이든 무조건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무한한 애정은 나를 가장 올바른 길로 걷게 하겠다는 끝없는 의지이며,

그 길 위에서 지치지 않도록 나를 성장시키고,

때론 온전한 휴식을 선물하는 '믿음의 기술'이다.

이 모든 과정이 내가 생각하는 무한한 사랑이다.

스스로가 아니라면 이런 무한한 애정을 누구에게 온전히 쏟을 수 있을까?

자신을 사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한 사랑을 배울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타인을 깊이 사랑할 수 있을까?

물론 깊은 사랑은 할 수 있지만 사랑에 자유로울 순 없다.

사랑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지 않고 타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반응에 감정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며,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크다.

인정받지 못하면 자기 가치가 흔들리게 되고, 그 관계가 나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사랑이 인생에서 선택이 아니라 생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우리는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은 대부분 불완전한 상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성장할 때,

마침내 자신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더 온전한 사랑이 가능해진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도

삶의 중심축은 나에게 있다. 그래서 상대가 떠난대도 내가 무너지지 않는다.

사랑이 내 삶의 행복을 가져다줄 순 있어도, 이별이 나의 삶을 앗아갈 순 없다.

이것이 바로 온전한 사랑이 주는 자유로움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랑의 근간이 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자신의 단점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그것은 단순히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일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나는 나의 장점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그것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이해하고 환산하려 했다.
그리고 그 가치가 더 크게 확장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키워나갔다.

예를 들어 나의 장점이 가장 많이 쓰이는 환경부터 선택했다.

내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가치 있게 작동하는 나의 강점들을 다시 정리해 본 것이다.

가령 사람의 감정을 빠르게 파악하는 성향을 단순히 ‘눈치 보는 성격’으로 두지 않고,

관계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으로 환산하여 발전시키려 노력했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기질들이 글 속에서 어떤 가치로 확장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가진 가능성이 현실 속에서 조금씩 커지는 걸 보면서,
나는 점점 더 나 자신을 신뢰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랑의 뿌리가 되고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했는지,

타인에게서 사랑을 받아 시작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자신을 사랑해야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며,

모든 사람은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자.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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