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살면서 30번 정도 이사를 했다.
주민등록 초본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전입만 22번.
서른 번의 이사를 하며 나는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었다.
신도시 새 아파트에 살았던 적도 있고
18평 월셋집에 다섯 식구가 빽빽하게 산적도 있고
바퀴벌레가 우글우글한 집에서도 살았었고
책상 밑에 발을 넣고 자야 하는
창문 없는 한 평짜리 고시원에서 산 적도 있다.
지금은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18평 30년 된 복도식 아파트에서
세 식구가 월세로 살고 있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나는 어떤 집에 도달하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집 위를 넘실대며 표류하고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