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효 작가 Feb 04. 2022

꽃길만 걷게 해 줄게
남도 명품 벚꽃길

3월 넷째 주 남도여행

봄꽃 시즌의 마지막 무대는 벚꽃이 장식한다. 물오른 나뭇가지마다 앞 다퉈 꽃망울을 터트려 시선을 사로잡는가 싶더니 꽃잎이 질 때까지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벚나무 꽃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이맘때 봄날 산책이나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은 길이 있다. 

남도 벚꽃길을 대표하는 길 중에 길이와 규모를 따지자면 장성 백양사 벚꽃길이 슈퍼스타급 꽃길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소소하지만 확실한 매력을 뽐내는 라이징스타급 벚꽃길이 남도 곳곳에서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맞게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남도 벚꽃길 ‘베스트3’를 찾아 떠나보자. 


첫 번째 벚꽃길은 전남 나주시 경현동에 자리한 한수제 제방길이다. 광주에서 1번 국도를 타고 나주시내 방면으로 달리다가 다보사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 한수제가 기다리고 있다. 호숫가 주변으로 넓은 공터가 있고 크고 넓적한 바위가 많아서 예로부터 나주 시민들이 금성산 경치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던 나들이 장소였다. 

나주읍내에서 한수제까지 이어진 5km 남짓한 가로수길이 온통 벚꽃나무다. 흩날리는 벚꽃잎에 설레는 마음도 잠시, 새하얀 벚꽃에 감싸 안긴 한수제를 보면 누구나 홀딱 반할 수밖에 없다.


< 나주 한수제 벚꽃 가로수길 >

나주 한수제는 농사에 필요한 물을 담아놓은 저수지로 조성된 인공 호수다. 봄날 벚꽃과 함께 가을 단풍이 유명한데 최근 SNS 꽃길 인증사진이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한수제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수제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앞으로는 호수가 있고 뒤로는 금성산이 자리 잡고 있다.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은 해발 451m의 산으로 4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동쪽 봉우리는 노적봉, 서쪽 봉우리는 오도봉, 남쪽은 다복봉, 북쪽은 정녕봉이라 불린다. 금성산 안으로 숲체험장과 숲길 산책을 위한 ‘경현길’이 조성돼 있다. 언제 걸어도 좋은 곳이 숲길이라서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데 한두 시간 정도 가볍게 산책하듯 산행하기 좋은 산이다. 


< 나주 한수제 >

두 번째 라이징스타 벚꽃길은 남도답사일번지 강진에 있다. 강진읍에서 금곡사까지 가는 길에 ‘까치내재’ 고갯길이 있는데 길 양쪽이 모두 벚꽃나무다. 강진읍 종합운동장에서 작천 면소재지를 거쳐 금곡사 입구가 있는 성전면까지 총 18km의 길이 줄곧 벚꽃길이다. 봄이면 새하얀 꽃대궐을 이뤄서 산과 바다를 품은 강진에서도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 강진 금곡사 까치내재 벚꽃 가로수길 >

벚꽃길을 달려 도착한 금곡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한 사찰답게 보물도 많다. 1985년 복원작업을 하던 삼층석탑에서 석가세존 진신사리가 발견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답게 이름난 약수터가 자리잡고 있는데 늘 맑고 시원한 샘물이 솟아나며 심한 가뭄에도 샘물이 마르는 일이 없어서 금곡사를 찾는 이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


세 번째 벚꽃길은 지리산을 품은 구례에서 만날 수 있다. 벚꽃 명소가 많은 구례에서도 최근 핫한 신상 벚꽃길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화사한 벚꽃이 피는 봄이면 섬진강변보다 더 많이 찾는다는 이곳은 구례읍내를 따라 흐르는 작은 강 서시천이다. 구례군이 서시천 주변의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면서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친수공간을 조성했는데 특히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벚꽃길이 장관이다. 


< 구례 서시천 벚꽃 가로수길 >

벚꽃길은 서시천 체육공원에서 천변 둑길과 광의면을 거쳐 다시 국도로 되돌아오는 20km 코스로 걷기 여행이나 자전거 여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서시천에서 시작한 꽃길은 새하얀 꽃망울을 터트린 벚나무를 중심으로 중간 중간 연두빛 새싹이 나는 개나리와 연분홍 복숭아꽃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길을 만든다. 서시천 둑길은 지리산 둘레길 코스에 포함된 길로 차량 통행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덕분에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여유롭게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천관산이 품은 시크릿가든 장흥 천관산 동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