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이야기: 윤동주-이상-한강-트란스트뢰메르+일제만행 폭로
'오십 명 정도 오면 많겠다......'
그런데 이건 웬 걸.... 스톡홀름 평생대학교 초청으로 난생 초면인 청중 이백 여 분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리 기업 생활 25년, 동시에 강의 15년 하며 업무상 프레젠테이션을 밥 먹듯 한 사람이라도 서른 즘에 후천적으로 일하면서 취득한 제4 외국어로 두 시간 동안 독백+ 처음 만나는 분들과 즉문즉답하는 건 스님도 아닌데 긴장되는 일이다. 첫 강연에는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경제. 사회 발전사와 장점과 해결과제를, 두 번째는 어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한국 근현대 문학/작가의 예를 들고 스웨덴, 러시아 문학과 상호 텍스트성을 이야기다.
경제, 사회, 문학 심층 분석이 되었다. 청중 중에 혹시 외국인이 계실까 봐 스크린에 띄울 자료는 영어로, 두 시간 씬의 강연문은 스웨덴어로 하다 보니 준비 과정도 길어졌다. 마지막 날 청중께 드리는 선물로 윤동주의 서시와 별 헤는 밤을 나의 유창한 우리말로 원문을 읊어 드리고, 한 땀 한 땀 번역해 간 스웨덴어 번역문은 스웨덴 청중께"오신 분들 중 누가 낭송하실까요?" 즉흥 낭송 부탁드렸고 흔쾌히 손드신 분들이 계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웨덴어 특유의 성조/음악성에 번역으로도 흐트러질 수 없는 윤동주의 원작의 절대적 아름다움이 합해져 몇 분간의 낭송이 강연 속의 공연이 되었다. 별 헤는 밤은 모든 이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겼다. 은근슬쩍 일제가 얼마나 잔인하게 윤동주 등 지식인들에게 생체실험을 했나 언급했는데 이를 듣던 관중의 분노와 탄식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관객석에 계신 분들 중 평생 다양한 나라의 개발도상국 경제. 사회를 연구하신 교수님들도 상당히 계셔서 깊은 질의. 응답이 풍성해졌다. 조선업, 중공업 등은 모든 도상국들이 초기에 뛰어드는 산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도 궁금해진 몇 가지 사항을 통계 자료와 논문들을 보며 확인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 한국 문화도 인기를 얻고, 혁신, 경제 인당 GDP 등 지표는 상위권이지만 평등, 노동, 노인빈곤, 노인/중장년/아동 돌봄/거주/언론/고등교육/환경/복지 등은 개선이 시급한 것 같다. 우리나라처럼 자본주의. 자유 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나라가 빈곤국에서 선진국의 문턱을 향해 질주한 여정은 이론상으로나마 사화주의 가치가 기저에 있는 동구권이나 구 소련국가가 최근 30년간 경제 발전 모습한 모습과 다르고 개선점도 매우 다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끈 국가 주도 경제 개발은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히려 공산국가식 계획 경제와 놀랍게도 비슷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