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by 황지현 박사

름 저녁. 8시 43분.

밖에 나갔다.


상쾌하다. 더운 기운이 가시고 살짝 서늘해진 대기에서 너도밤나무들의 꽃 냄새가 온 동네에 향수를 뿌린 것처럼 진동한다. 크고 천천히 한숨을 들이마시니 감각들이 살아난다.


집에 들어와 거실 바닥에 분홍색 요가 매트를 까니 두께가 0.5센티여서 그냥 누우면 등이 배길 것 같다. 그 위에 건조기에서 막 꺼내 온 인디고색 천을 또 깔고 누워봤다. 창 밖에서는 갈매기와 비둘기가 날아다니며 저마다 우리는 새라도 다른 종족이라고 주장이라도 하듯 저마다의 울음소리를 낸다. 그런데 베이지 색 암막 커튼을 친 거실 창밖에서 누군가 굳게 닫힌 창문을 계속 두들겨댄다.


어.. 여기 4층인데.....

살짝 커튼을 제쳐보니 갈매기가 걸어 다니다가 날아간다.


며칠 전 햇빛이 쨍한 어느 날, 거실 창문을 열어놓고 외출을 한 적이 있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검지 한 마디만 한 하얀 솜깃털이 있었다. 기부하려고 거실에 꺼내 놓은 파카에서 떨어졌을까... 옷에 사용하는 깃털치고는 싱싱하고 빳빳해서 의아했다.


범인이 누구였는지 이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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