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임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에서 내 삶을 주도하려면
커버지 소스: etnews.com
남이 보던 안 보던 열심히 성실하게 난제를 해결하는 것만큼은 비교적 자신 있었다. 공부와 연구의 세계에서는 열심, 성실, 약간의 재능이 섞이면 성과가 논문, 좋은 성적, 강의 평가 결과 형태로 나온다.
그런데 난데없이 시작해서, 한국, 스웨덴, 러시아에서 27+ 년을 꽉 채우게 된 다양한 직장 생활에는, 누군가 내게 미리 알려줬더라면, 시행착오로 힘들고 고생했던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여볼 수 있었을, 그런 힘든 시기가 참 많았다. 다른 접근법을 썼더라면 그 시기가 좀 덜 어려웠을까?
직장생활은 노력한 만큼 결과로 나와서 정성. 정량 평가가 되는 성적, 혹은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을 고수하려 노력하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바탕이 되는 논문 및 연구의 세계와는 많이 다르다.
다양한 타인들(상사, 동료, 부하, 기타 이해관계자), 시장, 거시경제, 제도 등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많아서이다. 특히 "타인들" 변수에 영향을 미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어려웠던 시기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없어진다. 그럼 남는 것도 없고, 고생도 없었던 일이 되어 버리고 만다. 그러니 기록으로 넘겨서 과거의 고통에서 교훈도 건지고, 인생의 다음 장에서는 같은 시행착오는 반복하지 않고 싶다. 그리고 지금 힘든 시간 속을 지나가며 빛이 보일 날을 고대하는 있을 누군가에게 조금은 도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적어본다.
이 글의 목적은 정보 공유이니 유려한 문체, 참신한 표현, 뒤통수를 얻어맞는 것 같은 깨달음이나 감동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마시길 바란다.
1.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족이나 친구의 업적을 서술하듯이, 자신의 수고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분명히, 세련되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훈련하자.
물론 문맥에도 없이 지나친 자기 자랑을 하고, 다른 사람의 말 무시하고 나섬 등은 물론 국가 불문하고 어디든지 비호감이다. 공부는 시험 성적으로 평가가 된다. 영업 은 매출액, 계약 건수, 가격 건전성 등 성과를 정량화하기 비교적 쉽다.
하지만 직장의 대부분의 직무는, 특히 기획, 전략 등은 기여도나 성과를 즉각적으로 이해되게 정량화하기 어렵다. 본인이 한 성취나 기여, 문제해결은 발표 제안, 혹은 업무 회의 등에서 진척 사항 공유 등의 객관적 사실 전달의 형태로 확실히 언급, 반복해서 밝혀두는 것이 좋다. 우리가 한 일과 노력을 제일 잘 알고 우리를 위해 최고의 변론, 홍보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초반부터 분명히 해주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나 성과를 자기 업적인 양, 목소리 큰 사람들이 당신의 업적이나 아이디어를 자기 것이라고 믿고 자신의 공으로 돌릴 것이다. 공정함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동기 유지를 통한 업무 진척과 탁월한 그룹성과라는 결과로 연결된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부서장이라면 목소리 큰 사람이 소심하지만 행동력 갑인 사람들의 노력과 성취를 부당하게 취하는 위험, 그래서 말없이 묵묵히 일하던 인재들이 퇴사, 이직하고 결국 목소리 큰 사람만 남아서 일할 사람이 적어지는 리스크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효과적인 기술을 실험,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소개한다).
그런데 현실 속의 대부분의 평범한 부서장들은 이런 것에까지 신경을 안 쓴다. 매일매일의 과제 해결에 급급하고, 상사의 꾸중을 모면할 임기응변을 궁리하는 사람들도 국가 불문하고 꽤 있다.
2. 참여하고 싶은 프로젝트나 맡고 싶은 일이 있다면 상사나 결정권자를 찾아가 미리 분명히 말하고 단체 회의하는 자리에서도 내 의사를 밝혀두자. 설령 당장 나에게 그 일을 맡기지 않는다고 해도, "이 사람은 발전하고, 이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적극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괜히 나섰다가 겸손하지 못한 사람으로 찍히는 것 아닐까? ", "나 진짜 하고 싶은데,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나를 추천해 주겠지"는 큰 착각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없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에 몰두하고 있기에, 특별히 내게 개인적인 호감을 갖고 있거나, 나를 미워하지 않는 이상 내 생각은 1분 이상 안 한다.
3. 가끔 점심 같이 먹기. 스웨덴 기업. 투자은행에 근무하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생각난다. 한 사장이 점심을 걸어가면서 먹는 모습, 정확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점심 박스를 손에 들고 입에 음식을 넣는 모습이었다. 그는 자본시장, 파생. 외환거래 본부 출신이기에 사업 특성상 특유의 거칠고 긴박한 업무 문화가 몸에 배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출장으로 공항 가는 길, 다른 사무실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초밥이나 샐러드로 점심 때우기 등도 자주들 한다. 그래도 이런저런 일들로 속이 타들어 갈지언정 얼굴에 티는 안 낸다. 스트레스받는 티를 내거나,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것은 지도자로서 과오로 여기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사가 이렇게 점심시간에까지 쉬지 않고 걸어 다니며 밥을 먹는 모습을 보이면 바로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혹은 보고 따라 하게 된다.
점심을 책상에 갖고 와서 먹으면서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 모습, 승진한 지 얼마 안 된 미성숙한 매니저들 중에서는 이것이 효율적이라고 과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결코 좋은 모범이 아니다.
그래도 때로는 밥 먹는 시간만큼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먹고 싶을 때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네트워킹이나 좀 더 알거나 함께 일해보면 좋겠다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점심을 먹자. 회의 시간에는 공유 안 된 알짜배기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다른 부서 일도 알 수 있고, 얻는 것이 없어도 동료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인트라넷에 나오는 공식적 정보를 찾는 것보다 빠른 시간에 좀 더 실질적이며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동료들 때문에 신날 수도, 괴로울 수도 있듯이, 즉 그들이 매일 계속되는 우리의 업무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우리 역시 사람에 불과한 그들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는 업무환경의 일부임을 잊지 말자. 서로에게 따뜻하고 내일도 함께하고 싶어지는 좋은 업무 환경이 되어주자.
4. 우리 중에는 상사가 본인보다 덜 배우고, 덜 유능한 것 같이 보여서 "내가 왜 이런 사람 밑에서 일을 해야 해"라고 속으로 무시하거나 이 사실자체를 속상해는 사람, 심지어는 이런 집단에 있기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것은 오산이다. 1997년 금융위기 도래와 국가부도로 일자리 수가 갑자기 줄어들었던 시점 이후, 학사 출신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예를 들면 대기업이나 공기업 일반 사무직)에 대학원 졸업자들, 혹은 경력자들이 신입사원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 후 이 추세는 강화되어 왔다.
스웨덴도 추세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신입 지원자들이 매우 똑똑하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터지고, 2008년 금융 위기, 2020년에 코로나 등으로 감원이 많아지며 있는 자리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부분 어린 지원자들은 석사 출신이었다. (유럽은 석학사 과정이 합쳐져 5년 안에도 석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내 옛 상사 임원 - 즉 80년대 후반-90년대 경제 성장 시기 입사자- 중에는 고졸자도 있었다. 옛날에는 그냥 사무실에 들러서 "저 일하고 싶어요"라고 하면 일자리를 주던 시절이 스웨덴에도 있었단다. 2010년대 중반, 오픈뱅킹, 기업. 기관 대상 디지털 뱅킹이란 말을 들으면 다들 비웃던 시절에 이를 도입할 정도로 혁신과 선지적 능력이 뛰어났다. 일도 믿고 다 맡기는 스타일이어서, 그의 학벌이 궁금하지도 않았다. 본인이 지원해서 임원이 된 것도 아니고 볼보, 스카니아, 이케아 등 대기업 거래처 고객이 입을 모아 칭찬을 해서 등 떠밀려 임원이 되었단다. 질투심 많은 다른 임원이 내가 듣는데서 언급해서 그가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워낙 특이한 리더십을 보여준 사례여서 따로 소개를 하겠다.)
즉 상사한테는 잘못이 없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강화되었다. 이제 신입사원 채용 면접관으로 임원 면접에 들어가는 친구들은 지금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들은 부모의 경제 능력을 레버리지 해서 해외 유학, 인턴 등을 했던, 스스로 노력해서 이력서를 성실히 채워왔던 모두들 뛰어나서 우열을 가리기도 힘들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는 떨어뜨리고 누구는 합격시켜야 하는 것이 면접관에게도 늘 마음이 무거워지는 과정이라고 한다. 총 일자리수가 줄어서 대다수의 지원자가 overqualified인, 즉 학력과 경력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회사는 분명 우리보다는 우리의 상사에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공식적 권한을 부여했다. 누구에게나 배울 것이 있으니 나에게는 없는 장점은 배우고, 그에게는 없는 나의 장점이나 기술을 합쳐서 공동 성과를 잘 낼 수 있도록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자.
우리나라 기업도, 스웨덴 회사도 모두 위계질서와(후자의 경우에는 숨은) 의사결정 절차가 있다. 그런데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에 직속 상사를 건너뛰고, 그 위의 상사와 힘 있는 임원들에게만 보고하는 사람도 있다. 순간 반짝 빛날 수는 있어도, 정상적인 임원이라면 이를 좋게만 볼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는 정보 공유 및 결정 과정상 혼란을 야기한다. 그 상사는 우리가 일을 하는 과정의 중간에 반드시 관여해야 할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유능한 부하가 자신을 존중하고 협업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뭐라도 지원해주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 속에서는 비정상적인 사람도 많다.
게다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고, 부하를 경쟁 상대로 보는 상사가 당신의 업적을 아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경우도 한국에 던 유럽이던 늘 있다. 이런 경우에 대한 개인으로서의 대책, 조직차원에서 선제적 관리법은 별도로 다뤄 보겠다.
이런 경우 대응책과 사례를 여기에 담아봤다. 30대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