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초보도 만드는 이국적인 음식- 심지어 유네스코 등재 문화재 음식
오랜 해외 생활, 혹은 일주일 이상 유럽 여행, 장기 출장 중 김치찌개, 감자탕, 콩나물 국밥, 소고기 뭇국 같은 소울푸드가 먹기 어려운 상황이면 대신 무엇을 먹을까?
슬라브 동유럽 어문학이나 지역학을 공부한 사람들,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동유럽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맛본 적이 있고, 여행을 안 갔다고 해도 러시아어 첫 수업에 Щ[sh'ch'] 발음이 특이해서 계속 반복하게 되는 단어.
보리스취. 보르쉬.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는 보르쉬Борщ 폴란드어는 barszcz 바르쉬취, 스웨덴어도 보르쉬 borsch
우리나라에서 김치찌개, 감자탕, 콩나물 국밥, 소고기 뭇국 등이 소울푸드라면 마음이 허할 때 위로가 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슬라브와 동유럽국민 음식은 보르쉬다.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에 보낼 의약품 구매 모금 바자회에 갔다. 이곳 스웨덴에서는 러-우 전쟁발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출신 음악가들 중심으로 각종 음악회, 전시회 문학 행사 등 문화. 예술인들과 민간인들도 구제물품, 식품, 의약품 등 마련을 위한 구호활동을 했다.
그런데 전쟁이 길어지니 언론의 관심도 줄어들고, 국가 차원에서 보낸 지원금은 부정부패로 썩은 지도자들이 중간에서 갈취한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젤린스키의 자산도 대폭 증가했다.
보르쉬는 스웨덴에서도 접하기 어렵지 않은 음식이다. 그런데 심지어 얼마 전에 유네스코 무형 자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니 왠지 더 근사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살림백단 주부께서 한 솥 끓인 보르쉬 원작]
보르쉬 한 솥을 만든 우크라이나 분에게 설명을 듣고 배웠다. 멀리서 밥 먹고 있던 청년이 다가와서 "하루 지나서 다음날에 데워 먹어야 더 맛있다"라고 비법을 알려 줬다.
모든 학습은 일주일 내 반복해 봐야 기억에 남는다.
마침 햇 비트, 햇당근, 햇양파를 팔길래 사서 배운 데로 만들어봤다.
한국에서도 만들기 어렵지 않다. 비트, 당근, 감자, 양파, 마늘, 고기 조금. 스메따나는 플레인 요구르트로, 딜은 실파로 대체해도 될 듯. 만드는 법은 뭇국, 감자탕 끓이는 원리랑 비슷하다.
재료도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붉은무/비트, 당근, 양파, 토마토, 감자 1-2개씩, 마늘 작고 균일한 크기로 써는 게 포인트다. 육수는 돼지뼈, 혹은 닭고기, 소고기 조금으로 만들어도 되고, 안 넣어도 코인육수로 좋은 맛을 낼 수 있다.
정원에 몇 개월 전 몰래 뿌렸는데 요즘 새싹이 나기 시작한 깻잎을 몇 개 따서 장식으로 띄워 봤다.
[수년간 사 먹거나 얻어먹어 맛은 알았는데 지난주에 학습 후 오늘 내가 손수 만들어 본 보르쉬]
고명으로 딜 dill 대신에 실파를 잘게 썰어 올리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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