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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예술가, 가장 위대한 사람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배운 반 고흐의 삶의 태도

by Jiiin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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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을 팔지 못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일이 우리 다음에도 계속될까 두렵다.

- 1888년 8월, 반 고흐



1)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분들도, 처음 만난 분들도 내 이야기를 들으면 항상 '노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겉으로는 계획을 촘촘하게 세우며 완벽주의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속 미루다가 대충 끝내버린 일이 한 트럭인데도 말이다. 나는 정말로 열심히 살고 있는 게 맞을까? 혹시 그동안 노력하는 척만 해왔던 게 아닐까?


2)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반 고흐의 마지막 삶이 담겨 있는 마을이다. 파리에 있을 때 초여름쯤 두 번이나 방문했는데, 구름이 가득한 파란 하늘 아래 조용한 거리를 거니는 것이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한편, 고흐의 인생 발자취를 따라 이야기를 들으면서 슬픈 감정이 더 크게 다가오기도 했다.


3) 그 당시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선 네덜란드 청년은 약 10년 동안 2,000점에 가까운 작품을 남겼지만, 생전에 판매된 것은 단 한 점에 불과했다. 힘든 시간을 견디며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만 무려 668통이라고 한다. 글들을 쭉 읽다 보면 그 삶의 깊이에 경외심이 들기도 하고, 가끔은 한심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해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4) 아름다운 색채의 그림도 대단하지만, 어려운 도전에 끝없이 직면했던 그의 인생 이야기에 내 삶의 태도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다. 사랑하는 일을 찾으려 진심을 다해 고뇌했던 적이 있었을까? 조금 해보고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한 적은 없었을까? 실패가 두려워 일부러 쉬운 길만 찾아다닌 적은 없었을까?


5) 어떤 역경이 와도 긍정적으로 극복해 내며 저만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떻게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고, 이 모든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느끼는 날것의 감정들과 솔직하게 남기는 기록들이, 나중에 내 성장의 탄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게시글 사진들에 인용된 참고문헌


반 고흐(신성림 번역),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017)

마틴 베일링,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2022)

반 고흐(이승재 번역), 반 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들 (2023)

유튜브 제로미노, 오르세 미술관의 반 고흐 | 닥터후 (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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