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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모은 손편지 165개 읽기

20대 끝자락에 하는 INFJ의 인간관계 회고 10가지

by Jiiin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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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렸을 때에 비해서 손편지를 많이 안 쓰게 된다. 쓰는 게 싫다기보다는 부담이 될까 해서 할까 말까에서 말까를 택한 적이 많다. 작년에 퇴원 후 방을 정리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처분했는데, 차마 옛날 편지들은 버릴 수가 없었다. 솔직히 앞으로 내가 다시 열어볼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진심을 담아 눌러쓴 활자의 힘을 느낀 것 같다.


오래된 편지들을 읽다 문득 깨달았다. 인간관계 문제는 비단 20대 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는 걸... 10대 시절부터 이어진 정답 없는 과제 같다고 할까? 시간이 흐르고 주변 환경과 사람들이 바뀌면서 고민의 형태는 계속 변화했지만, 지금 보면 굉장히 사소한 것들을 어렸을 때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도 했더라.


어느새 20대의 끝자락에 접어들면서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내 시선도 꽤 달라진 것 같다. 예전보다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고,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기는 일도 많아졌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치열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 자신과 가족에게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1. 인생의 각 시기마다 가깝고 친하게 지내는 인연들이 매번 달라질 수 있다.

2. 때로는 오랜 시간보다, 짧지만 깊은 대화를 통해 더 강력한 유대가 생긴다.

3. 그 누구의 악의나 오해도 없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관계가 생길 수 있다.

4. 관계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5.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욕심이 사라지니, 비로소 나 자신과 더 친해졌다.

6. 쌓여가는 경험들이 ’진심‘과 '신뢰‘라는 단어의 무게를 더 무겁게 만든다.

7. 누군가의 다정함과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그 노력을 알게 된다.

8. 가장 어둡고 힘든 시기에도, 한 줄기 빛 같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9. 어쩌면 추억은 영원하지 않아서 더 아름답고 애틋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10.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믿으며 작은 기대를 마음속에 간직한다.


이 글을 쓰면서 그동안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관계들이 떠올라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동시에 지금까지 함께 해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늘 여유를 외치고 다녔지만, 사실 나 하나 챙기기에도 바빴던 날들이었던 것 같다. 아직 부족한 나를 항상 그 자체로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


내가 곰곰이 생각해서 내린 중요한 결론은,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거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나와 소중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쏟고 싶다. 떠나는 인연을 붙잡지 않고 다가오는 인연을 막지 않으며,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관계를 소중히 가꿀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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