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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샘 Dec 23. 2018

[1학년 친구문제] 엄마가 하지 말아야할 3가지

심각해지지 마세요/개입하지 마세요/ 해결하지 마세요

입학을 앞둔 모든 엄마의 바램은
아이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즐겁게 학교 다니는 걸거에요.


친구가 없어서, 친구들이 나랑 안놀아줘서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할 때

엄마로서 마음이 무너집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교우관계에 관한 문제를 숱하게 겪었고 딸 1학년 때, 특히 심했었어요.

교사로서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바라보는 것과 엄마로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교사로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관계의 문제는 객관화가 되었지만, 엄마로서 바라보는 딸의 관계 가운데 겪는 문제는 자꾸 몰입이 되고, 감정이입이 되었거든요.교사로서도 다루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엄마로서는 더욱 힘든 일이었어요.  


초등 1학년 입학을 앞둔 엄마들에게 보냅니다.

아이의 친구문제 하지말아야할 3가지

 1. 심각해지지 마세요.

 2. 개입하지 마세요.                      

 3. 해결하지 마세요.

  




1. 심각해지지 마세요.


"너랑 안놀아"

"나는 니가 싫어"

"너랑 친구하기 싫어"

"너랑 놀기 싫어"

"나쁜 애야"

 내 아이가 친구에게 이런말을 들었다고 생각하면, 엄마 가슴이 철렁합니다.


아이가 따돌림 받는건 아닌지.

아이가 상처받는건 아닌지.

아이가 외톨이로 지내는건 아닌지.

별별 생각이 다 들지요.


하지만 엄마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아이들은 심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아이들은 이런 말을 흔하게 주고 받습니다.  왜 일까요?


첫째, 세련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싫은 상황에서, 싫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가며 말하지 못하고 저리가, 없어져, 비켜 거침없는 말을 내뱉는 것이지요. 


둘째, 존재와 문제를 구별하는 분별력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기분이 나쁘다는 감정을 친구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내 기분이 나쁘니 너는 나쁜애라는 거죠.


부모가 걱정하는 것처럼 아이가 따돌림 받는 것도 아니고, 외톨이가 된 것도 아닙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톡 쏘아붙이는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련된 사회적 기술과 분별력은 평생 배워갑니다. 아이가 분별력이 없고 세련된 대화를 주고받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지요.

절교의 의미로 받아들인다던지, 우리 애를 따돌렸다고 믿는것은 부모의 진지하고 심각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심각해지지 마시고,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증폭시키지 마세요. 

아이들은 심각하지 않을 때가 훨씬 많습니다.


2. 개입하지 마세요.



"엄마, 미나가 나랑 안논다고 했어"

"엄마, 친구들이 나만 안끼워줘. 나랑 놀기 싫대"

이런 말 들으면 속상합니다. 

그 말을 하는 아이의 슬픈 표정, 그렁그렁한 눈물을 보면 가슴이 무너지죠. 


"어머 왜 그래? 왜 너만 안 끼워주는거야?"

"다음에 또 그러면 선생님께 말씀드려"

"친구한테 너는 뭐라고 했니? 서로 무슨 얘기했는지 자세히 얘기해봐"


반 단톡방을 뒤져서 미나 엄마에게 직접 연락하기도 합니다.

엄마들끼리 얘기해서 풀어주려는 것이지요.


다른 친구 엄마에게 상의하기도 합니다.

"우리애가 이렇게 이야길 하는데, 혹시 미나 라는 애 알어?? 그애 어때?? 미나 엄마는 어때?"


이런 모든 방식을 한단어로 "개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의 바깥에 있는 엄마가, 상황 가운데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속상하니까요. 내 아이의 마음이 아프니까요.

어떻게든 들어가야 구해줄 수 있을 것 같으니, 들어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상황 가운데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는지 우선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의 삶을 비집고 들어오려면 우선 아이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내 삶이 아니니까요. 

허락받고 들어가야 합니다. 

우선 내 아이가 허락해야 하고, 그 다음 상대방 아이의 허락도 받아야 맞습니다. 

저는 그게 존중이라고 봐요.

그것이 어린 아이의 삶이라 할지라도 허락없이는 들어가는 건 무례입니다.

아이의 삶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함부로 맘대로 비집고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아이를 사랑하니까 아이를 구해주려고 아이 삶에 들어가는거라구요?

내가 불안하니까 내 불안을 해결하려고 하는건 아닐까 생각해보세요. 

아이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분별해야 합니다.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때도 물론 있습니다. 위험한 일이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면 허락받지 않고 개입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친구문제로 힘든 상황을 엄마에게 이야기했다고 해서, 그 상황으로 엄마가 들어와 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3. 해결하지 마세요.



"미나 엄마랑 통화했어. 토요일날 같이 키즈까페 가기로 했어. 같이 놀다 보면 풀릴거야"

"들어보니까 미나는 다른 친구랑 친해지고 싶은거래. 어쩌겠니. 너도 어서 다른 친구 만들어야지. 새로운 친구 생기면 괜찮아질거야. 누구랑 친해지고 싶어? 얘기해. 엄마가 파자마 파티 해줄게."

누가 해결을 했나요?

엄마입니다.

엄마가 해결사가 된거죠.

아이가 당장은 좋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일까요?

언제까지 아이의 교우관계문제를 엄마가 해결할 수 있을까요?

유치원때,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길면 초등학교 중학년 때 까지 일듯합니다.

"엄마가 조언하는 대로", "엄마가 시키는 대로", "엄마가 원하는 대로"할 때 까지라고 보면 되겠지요.

그게 어떤 아이는 유치원때로 끝날 수 있고,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일수도 있습니다.  

(제 딸의 경우 6살때 끝났어요. 6살때 제게 '엄마의 훈육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해방되려고 합니다.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엄마는 그만 빠져달라는 거죠. 

그때는 엄마가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이 안됩니다. 아이가 해결의 기회조차 엄마에게 넘겨주지 않거든요. 

어짜피 아이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일찍부터 문제해결을 스스로 해본 아이들은 문제해결력을 빨리 익힐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미성숙한 방식으로 해결을 해서 실패하기도 하지만, 점점 나아집니다. 실패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나갑니다. 사회적 기술은 이 과정을 통해 점점 세련되지고, 분별력도 생겨나가는 것이지요. 

반면 엄마가 해결사가 되어 대신 해결을 해주면, 아이는 엄마에게 의존할 수 있습니다. 


"엄마 이번에도 해결해주세요"

"엄마가 선생님한테 말해줘요"

"엄마, 그 친구 엄마한테 전화해주세요"

이게 반복되다 보면 아이의 문제해결력은 그만큼 더디게 자라납니다.


문제 해결의 기회를 아이에게 주세요. 

엄마가 대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이의 기회를 빼앗는 겁니다.

답지를 가지고만 계세요. 엄마가 답이라고 하지 마세요. 

대신 풀어주지 마세요. 아이가 어려워한다면 힌트를 주세요. 

그게 아이에게 문제해결의 기회를 주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아이의 사회적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길입니다.


https://blog.naver.com/jiiyoung82/22142507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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