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성장 05
처음으로 두발자전거를 타던 날
내가 자전거를 배울 때 알고 있던 자전거 타기 이론은 딱 두 가지였다.
‘핸들을 보지 말고 앞을 봐라’
‘핸들을 급하게 틀지 마라’
이 말들은 자전거를 타지 못하던 나에게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자전거를 배우는데도 별 소용이 없었다. 그렇지만 두 발 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나의 상태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긴 한 것 같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팔이 깁스를 한 것처럼 뻣뻣해지면서 거의 핸들을 움직이지 못했고 주위를 볼 여유가 없어 바로 앞만 보고 있었으니까. 나중에 균형을 유지하기 시작하고 내 몸과 주변을 바라볼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이해할 이야기였다.
어쩌면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나중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넘어지지 않을 거라는 삶의 경고 같기도 하다. 그래서 자전거 균형 잡기가 손쉬워진 아들이 한편으로 안쓰럽다. 이제는 천천히 움직여도 되지만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멀리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내일의 걱정 없이 잠드는 날이 드물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