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성장 06
망설여지는 헬멧
헬멧, 장갑, 마스크, 고글, 전조등, 후미등, 공구통, 물통, 속도계, 블랙박스...
자전거를 많이 탈수록 장비들의 품목은 늘어나고 늘어날 만큼 늘어나면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비싼 물품으로 업그레이드된다. 그런 장비의 필요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솔직히 자전거를 아직 많이 타지 않은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벼운 가족 라이딩이라 하더라도 헬멧, 장갑, 후미등 까지는 꼭 준비하고 출발한다. 라이딩을 준비하다 보면 아이들은 답답하고 번거롭다며 출발도 하기 전에 지쳐한다. 헬멧 없이 자전거를 절대 못 타게 하니 안 타고 만다는 경우도 생긴다.
헬멧은 어른들에게 불편한 점이 더 많다. 여차하면 버섯돌이가 되고 창 모자에 비해 자외선도 걱정된다. 오래 쓰면 머리카락이 미역처럼 두상에 달라붙고 탈모도 걱정된다. 아들도 그런 걱정이 더해지면 헬멧이 다시 망설여질 수도 있겠지. 정작 나는 마흔까지 헬멧 없이 자전거를 탔다. 아들에게 모범이 되겠다고 헬멧 착용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갑자기 나의 안전이 염려되어서도 아니다. 나에 대한 매너. 소중한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들도 스스로를 매너 있게 대하면 좋겠다.
아들이 자전거 살 때 공짜로 받은 사은품 헬멧이 아니라 전문매장에서 정성 들여 고른 헬멧을 가지면 좋겠다. 몸과 마을을 안전하게 돌보는 일에 정성을 들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