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감탄하기

아들의 자전거 - 여행 05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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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감탄하기


아들과 함께하는 국토종주는 생각보다 속력이 나지 않았다. 여유 있게 일정을 계획했다고 생각했지만 번번이 일정에 쫓기는 라이딩이 되곤 했다. 한번 80km를 달리는 것과 매일 80km를 달리는 것은 달랐다. 아들과 자전거 여행에서는 밥도 아무거나 먹을 수 없었고 간식이나 쉬는 시간도 생략할 수 없었다. 특히 여름 햇볕이 가장 뜨거운 시간대는 짧게라도 라이딩을 중지해야 했다.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라이딩을 멈추고 이런저런 검색을 새로 해야 했다. 그럴 때면 아들은 근처에 앉아 자신의 핸드폰을 주로 봤다. 한 번은 고개를 돌려 아들을 찾으니 아들이 난간에 기대어 강물 위 석양을 보고 있었다. 석양을 바라보는 아들을 조용히, 오랫동안 바라봤다. 아들이 혼자서 영화나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자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자신을 바라보는 아빠를 발견하고는 멋쩍게 손가락으로 강 건너를 노을을 가리킨다. ‘저기 좀 봐. 저기 저기 봐봐’ 하는 것 같다.

아빠는 운전을 하다가도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면 언제나 호들갑을 떤다. 멋진 풍경에 함께 감탄하길 바라지만 아들은 마지못해 고개를 돌렸다가 금세 가까운 것에 관심을 되돌린다. 그래서 자전거 국토종주를 시작하면 중요한 바람 중에 하나가 함께 자연에 감탄해 보는 거였다. 막상 여행이 시작되니 아빠는 국토종주 완주가 더 중요해져 자연 속에 멈추기보다는 식당이나 편의점, 인증센터에만 멈추려 했다. 아들은 자연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알아 가는 것 같았다. 자연에 머물기를 애쓰고 감탄하기를 멈추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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