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김천자두가 왔다

by 오궁

내 고향 김천의

우리집 과수원에서

겨울의 차가운 바람에 웅크리고 있다가

봄기운에 잎눈을, 꽃눈을 틔워 열매를 맺고는

여름의 소나기와 햇살과 바람을 먹고

그 모든 시간 내내

어머니의 눈길과 발길과 손길의 보살핌을 받고서야

씩씩한 한 알이 된

자두가 이백 몇 십 킬로미터를 달려

여기 서울까지 왔다.

이 기특한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

고향의 안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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