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요리생활
오늘 들은 따뜻한 한 마디.
“날도 추운데 커피 마시러 멀리 가지 말고 우리 집에서 먹어.
내가 한 잔 줄게.”
회사 근처 단골 식당 대접에 점심 먹으러 들렀다.
함께 간 친구에게 좋은 일이 있어서
그 친구가 한턱낸다고 했다.
자리에 앉으면서 그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는 말을
사장님에게 전했다.
좋은 일은 서로 나눠야 제맛이니까.
우리는 아롱사태 무우 온탕면을 먹었고
좋은 날이니 고추튀김도 시켰다.
주방과 테이블을 바쁘게 오가는 사장님과
찐친 사이의 시시껄렁한 안부를 주고받으며
뜨끈하고도 감칠맛 나는 국물을 비웠다.
점식식사 후 커피는 국룰.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날 찰나에
사장님이 오시더니
좋은 날 서비스도 못 줬는데
커피나 한잔하고 가라고 하신다.
마침 옷도 얇게 입고 왔고
바깥도 추워서 카페에 갈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내가 거짓말을 못하는 상인가보다)
다디단 미제 디저트와 함께
세상 예쁜 잔에 커피가 나왔다.
이 사장님은 그릇 욕심이 매우 많으신데
욕심만 많은 게 아니라 안목까지 탁월해서
그릇 좋아하는 나는 사장님의 컬렉션을 늘 탐낸다.
커피잔 너무 예뻐서 찾아봤더니
스웨덴 로스트란드 제품이고
저 영롱한 파란색은 씨다크(아마도 Sea Dark인 듯)라고 한다.
잠시 그릇 이야기로 샜지만,
오늘 점심때 대접에서 마신 이 커피의 온도는
영하의 날씨를 녹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올해는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 이야기를
조금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문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