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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를 그냥 평가지표로만 활용하고 계신다구요?!

체계적 경영관리를 가능케 하는 KPI의 올바른 활용방법

KPI는 평가지표로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이지
KPI=평가지표는 완전 잘못된 개념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해드리는 내용은 회사의 경영진 또는 중간관리자분들과 꼭 함께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경영진께서 이 내용에 대해서 회사 내부에 강한 Drive를 걸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회사에서는 KPI를 1년에 한 번 직원들을(또는 부서를) 평가하는 용도로만 사용될 것이고,

KPI를 굳이 꼭 설정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서 KPI가 실제 조직 구성원들과 회사의 성과를 견인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회사 내부 구성원분들과 함께 공유해서 읽어보셔도 좋고, 아니면 경영진 분들께만 공유하셔서 함께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부터 '미친 듯이' 배가 고프고, 먹어도 그 허기가 가시지 않는 증세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마른 것이 스트레스였던 저는 (마음 좀 굳게 먹으면 체중으로 군대를 뺄 수 있었을 정도) 살이 찐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는 터라 배가 고프면 별 생각없이 야식을 먹고 간식을 먹었었는데요.

이 허기가 정도를 많이 벗어난 것 같아 어느날 어머님의 혈당 측정기로 혈당수치를 재보니 식후혈당이 240이 나오더군요; (식후혈당 정상치 140 미만)

다음날 아침 공복혈당을 측정했을 때도 140 수준이었습니다. (공복혈당 정상치 100미만)

즉시 인근 병원으로 가서 당화혈색소를 측정했는데 다음날이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당화혈색소 수치가 7.8로 상당히 높은데 빨리 내원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위의 표는 제가 건강검진을 하고 나서 주요 수치의 변화 추이를 분석할 수 있도록 매번 정리해놓은 표입니다.

(KPI는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추이 분석이 핵심이기 때문에 저도 이 수치의 추이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항상 정리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지금까지 공복혈당 수치를 보면 2016년, 지금으로부터 5년 전 103이 가장 높았던 수치였기 때문에 사실 제가 당뇨 진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2015년, 229를 기록한 적이 있어 나름 관리를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 이후부터는 가급적 매년 검진을 실시해서 위의 수치들을 꾸준히 관리해오고 있었는데...

2020년 코로나로 인해서 병원 뿐 아니라 외출을 극도로 자제했던 저는 딱 한 해 검사를 스킵했더니 그 사이에 혈당 수치가 급상승을 했었네요. 의사 선생님께서 "모르셨어요?"라고 물으시는데 진짜 혈당수치가 높아졌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ㅠㅠ


중성지방은 이전까지 166이 최대치였는데(이것도 꽤 높은 수치였습니다.) 올해 368이 되었네요; 이 수치는 탄수화물 섭취와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저는 면, 빵, 떡 귀신이죠.)

ALT 수치는 간에 위험인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데 40까지 정상이고 지금까지 2015년 51를 정점으로 낮춰가고 있었는데 올해 77로 급상승하였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하면 크게 위험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2020년 한 해 체크하지 않았던 것이 두고두고 후회스럽네요.


이처럼 지표를 보고 그 수치가 많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미 늦었을 수 있습니다.

수치관리는 수시로 실시해야 더 늦기 전에 대책을 세울 수가 있어요.

많은 회사에서 KPI 를 '결과관리'라고 생각하셔서 결과가 나온 뒤에 측정하고, 살펴보고...그리고 그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용도로 활용하시는데요.

그렇게 되면 저처럼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의 KPI 중 하나로 '전년 대비 신규 고객 증가율'를 설정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연말에(또는 이듬해 초에) 마케팅팀을 평가하기 위해서 '전년 대비 신규 고객 증가율'이 얼마가 되었는지 살펴봤는데

그 수치가 경쟁사가 200%되는 동안 우리는 50% 밖에 되지 않았다면 이미 대응하기에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중간중간 추이를 살펴보면서 경쟁사의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 포착되었다면

- 우리는 뭐가 문제인지

- 우리 고객이 경쟁사로 이탈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 어떤 대책을 통해 이런 문제를 극복할 것인지

등의 고민을 통해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차단했어야 하는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것을 확인하게 된다면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겠죠.

제가 아마 조금 더 늦게 혈당수치(일종의 KPI)를 측정했다면 정말 더 고생스러운 길로 접어들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대부분의 상황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대응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알아채야 대응이 용이하거든요.




그러한 맥락에서 KPI를 그냥 1년에 단 한차례 직원들을 평가하는 시점에만 들여다본다면...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손쓰기 쉽지 않은 형국으로 흘러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 지표는 먼저 경영진에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랫 사람들이 이 지표를 가지고 위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 지표는 평상시에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윗 사람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랫 사람도 꾸준히 관리할 필요성을 못느낍니다.

경영진분들께서는 경영상 중요한 지표들을 몇가지 설정해놓고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세요.

그러는 가운데 특정 수치에 '이상한 점'이 발견되거든....그 수치와 관련된 팀장이나 담당자를 불러서 왜 이 수치가 이렇게 나타나게 되었을지를 물어보고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저의 건강지표를 사례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저 엑셀표의 위에 있는 지표들(몸무게, 허리둘레. aFP, 공복시 혈당, 총 콜레스테롤 등)이 경영진으로서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경영상 주요지표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사례는 '건강검진 수치'라 젊었을 때는 3년에 한 번, 40대 이후에는 2~3년에 한 번 수치를 관리했지만 경영상 주요지표는 이보다 훨씬 더 자주 관리를 해야겠죠?)


공복시 혈당의 경우 100 미만이 정상치이기 때문에 2016년 103으로 살짝 표준범위를 넘은 이후 특별히 문제가 없었는데 2021년 갑자기 100을 훌쩍 넘겨 140을 기록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복시 혈당은 음식, 운동 및 수면 등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 부서장에게 전화를 합니다.



경영진: "김부장님, 잠깐만 제 자리로 좀 와주세요."


- 잠시 후 -


김부장: "네..부르셨습니까"


경영진: "공복혈당 수치가 급상승한 것 보니 우리 생활 습관에 이상이 있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불렀어요."


김부장: "네...먼저 음식 부문을 좀 살펴보면 2020년~2021년 5월까지의 월평균 고기섭취량이 이전 대비 2.5배가 증가되었고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서 배달음식 섭취량은 3.8배 증가하였는데 대부분의 배달음식이 치킨과 피자 등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음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량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출입 자제 및 피트니스클럼 중단으로 이전의 40% 수준으로 급감하였고 수면시간의 경우 이전 평균 수면시간 6.5시간/일 에서 업무과다로 인해 야근을 많이 하게 되면서 5.2시간/일로 급감하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경영진: "아...총체적으로 공복시 혈당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군요. 김부장님은 빨리 고기섭취량 및 배달음식을 줄일 수 있는 대책과 함께 피트니스 클럽에 다니지 않아도 일정 수준 이상의 운동을 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업무량을 줄일 수는 없으니 업무량을 유지하면서 수면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대책을 좀 마련해서 보고해주세요. 그리고 당분간 생활습관부서에서는 고기섭취량, 배달음식 주문량, 일 평균 운동시간 및 수면시간 지표들을 매주 경영회의 때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김부장: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은 좀 더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 김부장은 팀으로 내려가 팀원들과 함께 이 부분을 집중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다. -

(이후 이하 이미지의 대사 참조)



약간 그림이 그려 지시죠?

이렇게 경영진에서 먼저 이 수치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집중 관리함으로써

이상이 있을 때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 아래 부서장 또는 담당자들과 함께 개선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으면 이 수치들은 잘 관리되지 않습니다.


평가는 많은 경영자분들이 평가권을 휘두르고 싶거나 아니면 급여에 반영을 해야 하니 최소 1년에 한 번 이 지표들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냥 급여지급의 기준으로만 이 KPI 등의 지표를 사용하면 위의 사례와 같은 체계적인 경영활동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저 수치들 중 '공복시 혈당'은 거의 매일, 총콜레스테롤, HDL, LDL, 중성지방 그리고 ALT는 3개월에 한 번 들여다보고 추이를 분석하여 개선책을 마련하여 관리해왔습니다. (좀 더 미리 관리를 시작했다면 1년에 한번만 봐도 되는데...ㅠㅠ)

그리고 그 이후 수치의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증상을 발견했던 2021년 5월의 지표들과 이후의 지표들을 비교해서 봐주세요.


ㄱ. 공복혈당: 140 → 102

음식을 개선하니 살이 너무 빠져버려서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2021년5월 88kg에서 2021년 12월 65.6kg까지 7개월만에 거의 23kg이 감소) 살을 좀 찌우려는 과정에서 공복혈당은 조금 상승했으나 정상범주 안에 있습니다.


ㄴ. 총콜레스테롤: 235 → 181

증상발견 직후에는 매우 엄격하게 관리를 해서 순식간에 123까지 낮췄으나 위와 마찬가지로 살이 너무 많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식단 조절 과정에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181까지 다시 증가하여 끊었던 콜레스테롤 약을 다시 복용하고 있습니다.


ㄷ. 중성지방: 368 → 81

중성지방은 정말 극적으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치였는데 지금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낮은 중성지방 수치를 보이고 있네요.


ㄹ. 당화혈색소

당뇨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당화혈색소는 7.8에서 1년만에 5.6으로 정상수치 5.5에 수렴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수치들에 대해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일종의 '평가지표'로도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이 수치들은 평가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궁극적 목표(이 사례에서는 건강개선)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궁극적 목표달성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처럼

여러분들 회사에서도 본질을 잊은 채 단지 직원들을 평가하는 용도로만 활용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저 수치들을 그냥 관리 없이 약으로만 낮추려는 시도를 하는 것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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