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미국 남북전쟁(1861~1865) 기간 동안 남부연합인 "아메리카 연합국"은 "컨페더레이트 달러(Confederate dollar)"를 발행했습니다.
이에 마찬가지로 북부도 북부만의 통화를 발행했습니다.
바로"그린백(Greenback)"이라고 합니다.
"그린백"의 공식명칭은 "United States Note"로 화폐보다는 남부연합이랑 유사하게 어음이나 채권의 형태였습니다.
그린백의 액면가 종류는 1달러, 2달러, 5달러, 10달러, 20달러, 50달러, 100달러, 500달러, 1000달러로 발행이 되었습니다.
녹색으로 발행한 이유는 당시 녹색잉크가 위조를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린백은 1862년부터 1865년까지 발행이 되었습니다.
당시 그린백을 발행한 이유는 미국의 남북전쟁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미국은 금화와 은화를 쓰는 금은복본위제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전쟁 수행 시 금과 은이 감소하면서 전쟁자금이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유럽의 금융자본과 연결된 은행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은행들이 24~36%에 달하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거부에 가까운 굴욕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당연히 미국정부는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자금을 조달하여 물자를 받을 필요성이 있는 링컨 미국정부는 고민에 빠집니다.
1861년 시작된 남북전쟁은 계속해서 북부가 패배했고 화폐의 부족으로 전쟁물자를 조달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가 1862년 2월 25일 "법정화폐법(Legal Tender Act)"이 통과됩니다.
이 법안은 하원의원이었던 "엘브리지 G. 스폴딩"이 발의한 법안이었습니다.
이 법안이 그린백을 발행하는 결정적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법안은 미국 재무부가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습니다.
어떤 분은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 국민들은 두 차례의 중앙은행 설립과 폐지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국민 대다수는 중앙은행이 각 주의 힘을 약화시키고 연방정부의 힘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중앙은행을 싫어했습니다.
1862년 법정화폐법을 지지하는 헌법적 근거도 있습니다.
바로 미국 헌법 제1조 제8절 제5항입니다.
이 헌법 조항에 따르면 "의회는 화폐를 주조하고 그 가치와 외국화폐를 규제하며 도량형의 기준을 정할 권한이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물론 해당 헌법은 의회의 주조권만 인정하기 때문에 근거가 약합니다.
하지만 의회가 화폐를 주조할 수 있다면 연방정부가 화폐를 발행하는 것도 되지 않냐는 근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헌법 조항은 훗날 "케네디" 대통령이 은화를 발행한 법적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1862년부터 발행된 그린백 달러는 남북전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정부는 그린백을 통해서 국채 판매가 용이해졌습니다.
그러한 전쟁자금을 상인들에게 대납하여 군수물자를 안정적으로 군대에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군수물자 조달은 북부군대의 질을 좋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북부군은 남부군을 물리치면서 마침내 남부연합의 수도인 리치먼드를 손에 넣습니다.
남북전쟁 때 그린백은 북부의 전쟁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문제점도 발생시켰습니다.
링컨 정부는 4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그린백을 발행했고 엄청나게 발행된 화폐는 실물시장에 인플레이션이라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군다나 링컨 정부가 1862년 초기에 그린백을 발행했을 때는 금과 은으로 태환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발행을 한 결과 정부는 그린백을 금과 은으로 교환해주지 않았습니다.
비록 전쟁은 승리했지만 그린백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이러한 이유로 다시 미국은 금과 은을 바탕으로 한 화폐제도로 복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과거 금은 복본위제였던 미국이 이번에는 은을 버리고 금을 본위로 하는 금본위제도만 시행합니다.
그래서 당시 중서부에서 농산물을 많이 생산하고 은을 보유한 일반 농민들이 반발을 합니다.
왜냐하면 농산물 같이 신선제품은 빨리 썩는데 적어도 은이나 그린백은 유통속도가 빨라서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금은 상대적으로 양이 한정되어 있어서 오히려 농민들에게 불리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그린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금만 인정하는 금본위제도를 시행합니다.
이에 농민들은 오히려 그린백을 다시 발행하라는 요구까지 하게 됩니다.
그린백은 미국이 민간에 금과 은이라는 화폐에 의존하지 않고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정부 중심의 화폐였습니다.
또한 그린백은 미국 국민들이 전쟁 당시에 미국 정부의 국채를 구매하는데 한몫을 한 역할도 있습니다.
이러한 그린백은 훗날 1913년 연방준비은행이 탄생하면서 오늘날 달러의 원조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연방정부 산하 재무부에서 발행한 그린백과 다르게 오늘날 달러는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기관인 연방준비은행이라는 아이러니한 특징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