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 엄마랑 잘 지내니까 커플룩도 맞춰 입고 여행도 자주 다니는 거 아니야?
정소영 : 엄마랑 커플룩 맞춰 입고 여행 자주 다니고 그러면 엄마랑 잘 지내는 건가... ?
이소영의 말에 정소영이 반문하자 박소영이 되물었다.
박소영 : 무슨 뜻이야?
정소영 : 엄마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 하는 건데, 그게 엄마랑 잘 지내는 건가?
박소영 : 어머니 기분만 좋아지시고, 네 기분은 좋아지지 않는다는 그런 말이야?
정소영 : 아, 아냐 아냐. 엄마 기분 좋아지면, 나도 기분은 좋아지지. 너도 알다시피 나는 아직 엄마랑 같이 살고 있잖아. 그리고 우리 집의 분위기는 엄마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되거든... . 엄마 기분이 좋으면 그날의 우리 집 분위기가 화목해지긴 해.
정소영의 말에 이소영은 말문이 막혔다. 엄마의 기분에 자신의 기분도 좌지우지되다니. 이소영은 '자신의 엄마가 이소영의 능력치 이상의 것을 원할 때마다 엄마와 싸우고 차단까지 눌렀기에 엄마와 잘 지내지 못한 것일까?' 생각했다.
그때 강소영이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강소영 : 그럼 만약에 엄마가 밖에서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됨?ㅋ
정소영 : 어떻게 되긴. 그러면 나도 기분 나빠지는 거지, 뭐. 그래서 엄마의 기분을 풀어주는 게 중요해. 엄마가 때리거나 물건 던지면 맞는 거고, 욕하면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야 하는 거고. 그러고도 엄마 화 안 풀리면, 엄마 화 풀릴 때까지 방구석에서 눈치나 보고 있어야 하는 거고. 엄마 기분이 중요해.
강소영 : 그 집도 참 살벌하네.ㅋ
정소영 : 그런가? 하긴, 엄마 화나면 밥 먹는 것도 눈치 보이긴 해. 그런데 그렇다고 안 먹자니, 안 먹으면 안 먹는다고 또 화를 내셔서 밥을 먹긴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먹고 있으면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도 모를 때가 많아. 그렇게 정신없이 먹고 있으면 또 복스럽게 안 먹는다고 혼나고... .
김소영 : 집 나올 생각은 안 해봄?
정소영 : 에이, 엄마랑 동생 두고 내가 어떻게 나가. 내가 나가면 엄마는 누가 돌봐. 동생이 돌본다 하더라도 내가 나가면 동생이 나 대신 맞을 수도 있는데... . 나는 맞아도 되니까, 내가 맞는 게 나아.
가만히 있던 조소영이 채팅을 보냈다.
조소영 : 뭔 소리야 정말. 그러면 맞는 와중에 엄마랑 커플룩도 맞춰 입고 여행도 다닌다고?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야?
정소영 : 어떻게 가능하긴. 아까 말했잖아. 엄마 기분이 우리 집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그러면 집안 분위기를 최대한 좋게 해야, 나도 동생도 편하게 지낼 거 아니야. 그리고 나도 아직은 엄마한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기도 하고... .
이소영 : 자랑스러운 딸이 된다는 거는 무슨 말이야?
정소영의 말에 이소영이 깜짝 놀라 물었다.
정소영 : 아~ 엄마가 커플룩 맞춰 입거나 여행 다녀오고 나면 전화로 친구들한테 엄청 자랑하거든. 그 맛에 또 엄마한테 잘해주는 거 아니겠어?ㅎㅎ
그때, 김소영이 또 치고 들어왔다.
김소영 : 너네 엄마는 너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는데 그렇게까지 해서 '자랑스러운 딸' 해야겠음?
정소영 : ... 우리 엄마는 날 감정 쓰레기통으로 쓴 적이 없어. 혹시 내가 칭찬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잘못됐다는 얘기일까?
김소영의 삐딱한 말에 정소영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하지만 김소영은 더욱 날카롭게 말했다.
김소영 : 지금 네가 너 스스로 '우리 엄마는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잖슴. 엄마 비위 맞추고 살고 있다며.
김소영의 말에 이소영은 생각했다.
'혹시 우리 엄마도 나를... ?'
이소영이 생각하는 순간, 정소영이 채팅을 보냈다.
정소영 :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내가 잘하면 되는 문젠걸. 그리고 우리 엄마가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고 있는 게 아니라, 나한테 의지하고 계시는 거구.... 나도 힘들긴 하지만, 나 아니면 또 누가 받아드려....
정소영의 말에서 눈물이 맺히는 것이 보이자, 박소영이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말했다.
박소영 : 그러고 보니 우리 서로 대충은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 하는 거는 처음이네. 정쏘 얘기 듣다 보니 정반대인 김쏘 얘기도 궁금하네. 김쏘도 얘기해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