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테이블을 닦고 바닥을 쓴다. 이렇게 손님을 맞을 준비가 끝나고 잠깐 기다리면 하나, 둘 손님들이 들어온다.
"여어~. 후라이드 한 마리 부탁해요오~."
걸걸한 목소리의 아저씨 두 명이 들어오며 익숙하다는 듯 외치고는 자리에 앉았다. 유리는 첫 손님들이 앉으신 테이블로 물수건과 식기, 포크, 양배추 샐러드와 마른과자, 그리고 뼈 담을 그릇을 가져다 드리며 여쭤본다.
"마실 거는 괜찮으세요?"
"오백 두 잔~ 부탁~ 해요~~."
손님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대답하며 껄껄껄 웃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으신 모양이다.
잠시 후, 두 번째 손님이 왔다. 이번에는 가족 손님이다. 엄마, 아빠, 아들이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가족 손님들은 구석진 테이블에 앉았다. 유리는 이번에도 테이블 세팅을 하며 자연스럽게 주문을 받았다.
"어떤 거로 드릴까요?"
"양념치킨 순살로 주세요."
"마실 거는 괜찮으세요?"
"오백 두 잔이랑 콜라 작은 거로 하나 주세요."
부모님이 주문을 하는 동안, 아들은 자동차 장난감을 갖고 노느라 여념이 없다.
두 테이블의 치킨이 나오기도 전에 세 번째 손님들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커플이다.
"안녕하세요."
남자 손님이 인사하며 들어오고, 뒤이어 여자 손님이 수줍게 들어온다. 두 사람은 가족이 앉은 반대편 구석으로 앉았다. 유리가 주문을 받으러 갔다.
"주문은 뭘로 도와드릴까요?"
아직 메뉴가 정해지지 않았는지, 손님들끼리 대화했다.
"자기 뭐 먹을래요?"
"양념치킨이요."
메뉴가 정해지자 남자 손님이 주문을 했다.
"양념치킨, 뼈 있는 거로 주세요."
"앗, 아아...."
"하하. 농담이야. 농담."
남자 손님의 짓궂은 장난에 여자 손님이 당황했다. 남자 손님은 여자 손님이 당황한 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본 후에 진짜 주문을 했다.
"양념치킨 순살로 부탁해요."
"마실 거는 뭐로 드릴까요?"
"콜라 큰 거로 주세요."
유리의 맛집답게 손님들이 쉴 틈 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사장님은 치킨을 튀기랴, 배달 전화를 받으시랴 정신이 없으시다.
"자아~. 후라이드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 첫 테이블의 치킨이 나왔다. 옛날 통닭 느낌의 바삭바삭한 튀김옷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난다. 유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당연한 말이지만 역시 배달로 받을 때보다, 갓 만든 치킨의 유혹이 훨씬 강력하다.
첫 테이블에 양념 소스와 소금과 함께 치킨을 갖다 드리고, 주문하신 맥주 두 잔을 드렸다.
"치킨 대령이오~."
아저씨 손님들은 껄껄껄 웃으며 말씀하셨다. 분명 일들을 하실 텐데. 뭐가 그렇게도 즐거우신 걸까. 유리는 내심 부럽기도, 궁금하기도 했다.
뒤이어 두 번째 손님들의 치킨이 나왔다. 역시 배달로 받을 때보다 반짝이는 양념의 윤기는 볼 때마다 유리의 마음을 쥐었다 놓았다.
"찌낀이다!!"
장난감을 갖고 놀던 남자아이가 어느새 포크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잘 먹겠숩미다!!"
'귀여워....!!'
아이의 말에 유리는 본인이 튀긴 치킨이 아닌데도 흐뭇해졌다.
세 번째 테이블의 치킨도 금방 나왔다. 서빙을 마치고 대기하며 테이블들을 바라보았다.
세 번째 테이블의 남자 손님은 여전히 장난을 치고 여자 손님은 부끄러워한다. 두 사람의 눈에서 사랑이 흘러넘친다.
두 번째 테이블의 가족 손님들은 다리 두 개를 모두 아이 손님에게 발라주고 있다. 역시 화기애애하다. 화목한 가정이 저런 모습일까. 유리는 생각했다.
첫 번째 손님들은 뭐가 그리 좋으신지, 아까부터 연신 맥주잔을 부딪히며 호탕하게 웃으시며 치킨을 드신다. 무엇이 그렇게 기분 좋으신 걸까.
문득 유리는 서글퍼졌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보이는데 자신만 불행한 것 같다. 고양이 카페 이후로 아직 다음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고, 전세금은 여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우울에 빠지려던 찰나, 유리는 머리를 흔들었다.
'현재에 집중해야 해.'
지금 걱정하더라도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는 없다.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도 아니다. 일단 오늘 먹은 밥값을 해야 한다.
유리는 짐짓 밝은 미소를 띄고 다음 손님들을 받았다.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