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_10화

by 무우지렁이

※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8화가 새로이 추가되어 기존 8~9화가 9~10화로 밀렸습니다.


치킨집에 들어서자 사장님께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맞이해 주셨다.


"야~ 너 참 다리도 길다. 방금 저녁밥 만들었는데."

"헤헤. 오늘은 제 다리가 기네요."


유리가 입고 온 외투를 옷걸이에 걸고 식탁에 앉자, 사장님께서 유리 몫의 그릇을 내어주시며 말씀하셨다.


"오늘의 메뉴는 치킨 덮밥이다."

"와아~ 치킨은 진리죠!"


유리의 입에도 함박웃음이 걸렸다. 사장님께서 그릇들을 내려주시는 사이, 유리도 자연스럽게 컵에 물을 따르고 수저를 놓는다. 손발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의 식사 준비가 금방 되었다.


"잘 먹겠습니다!"


그릇 안에는 갓 만들어 따끈한 순살 간장치킨 밑으로 익힌 양파와 촉촉한 스크램블로 덮인 밥이 있다.


유리는 조심스레 한 숟가락을 떠 입으로 넣었다. 고슬고슬한 밥과 짭조름한 순살치킨, 촉촉한 계란, 느끼함을 잡아줄 양파가 유리의 입안에서 춤을 췄다.


눈이 동그레진 유리는 왼손으로 입을 가리고 오른손은 숟가락을 든 채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맛있어요!"


위로를 건네는 맛이랄까. 신기하게도 사장님의 요리는 먹는 사람을 배려하는 따스함이 항상 배어 있었고 오늘도 그랬다. 얼마 만에 느끼는 따스함인지.


고양이 카페에서의 느긋한 따뜻함도 좋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치킨집 사장님 특유의 '괜찮다'며 어깨를 두드려주시는 것 같은 따스함에 유리는 속이 뜨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맛있게 먹는 유리를 보며 사장님께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구나. 요 며칠 안 보였는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니?"

"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인형탈이랑 고양이 카페 아르바이트 한다고 못 왔었어요."


사장님의 질문에 유리가 우물거리며 대답했고, 사장님께서 이어 질문하셨다.


"아이고, 고생 많았겠구나. 그래, 끼니는 잘 챙겨 먹고 있었고?"

"간단하게 챙겨 먹긴 했는데요. 역시 사장님 밥이 최고네요."


유리가 먹던 밥을 꿀꺽 삼키고 대답하자, 사장님께서 또다시 물어보셨다.


"그러냐. 일은 어땠니? 많이 힘들었지?"


밥을 거의 다 먹은 유리는 그릇을 싹싹 비워 먹으며 말했다.


"일이 좀 많이 힘들긴 했는데요. 그래도 오랜만에 사람 구경도 하고 재밌더라고요.


아, 물론 여기 서빙 일이 재미없다는 건 아닌데요. 인형탈 쓰고 변장한 것도 재밌었고요. 사람들이랑 사진도 찍어줬어요. 또 지나가는 강아지는 제가 무서웠는지 막 짖기도 했고요.


그리고 카페 사장님께서 한 일주일 동안 고양이 카페 아르바이트도 시켜주셨는데요. 덕분에 예쁜 고양이들도 엄청 보고 같이 있고 만질 수도 있고 너무 좋았어요!"


유리는 신나서 재잘거렸다. 사장님은 그런 유리의 이야기를 은은한 미소와 함께 들어주셨다. 문득 유리가 사장님께 제안했다.


"혹시 사장님도 고양이 좋아하세요? 고양이 엄청 많은데, 괜찮으시면 다음에 같이 가요!"


유리의 말에 사장님은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셨다.


"어이쿠, 나는 시간이 없어 마음만 받을게요."


밥을 다 비운 유리는 그릇을 치우며 말했다.


"이제 일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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