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이 똬리를 틀고 앉은 거실에 기대
집 안으로 길게 늘어진 오후의 해를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오후 3시,
따듯한 공간을 차지하고 누운
공연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약속 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
고작 한 시간 거리를
아주 느린 속도로 쫓으며
거리에, 지하철에, 버스에 흐트러진 누군가의 시간들을 줍는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이 길수록
잔잔하지만 애틋한,
그러나 단단한 삶의 장면이 더 많이 마음의 틈 안에 자리한다.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이어폰을 끼고
이따금 눈이 부신 건너편 창 너머에 시선을 두며
누군가의 목소리에서,
누군가의 표정에서,
누군가가 보는 책의 겉표지에서
오늘의 장면들을 줍는다.
헛헛하게 외로웠던
오늘이
잔잔하지만 애틋하게,
그러나 조금 더 단단하게
흘러간다.
2020년 6월 8일
Written, Photographed by @Jimbee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