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Slow Moments

조조비행 早朝飛行

사이판에서 티니안으로 가는 방법, #스타 마리아나스

by 김진빈



비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 목적지가 티니안이라면 사이판은 환승지에 불과하다. 새벽에 사이판에 도착한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마리아나 라운지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마리아나 라운지는 밤 비행기로 사이판에 도착하는 여행객을 위해 마리아나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라운지다. 이용료는 어른 기준 15 달러이며, 최대 12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사이판 공항까지 픽업 차량이 마중 나와 라운지까지 이동도 편리했다.


사이판에서 티니안으로 이동하려면 스타마리아나스 에어가 운항하는 경비행기를 타야 한다.


날이 밝자마자 다시 사이판 공항으로 향했다. 사이판 공항을 나와 우측으로 걸어가면 국내선 터미널이 나온다. 이 터미널에선 티니안과 로타로 이동하는 경비행기만 운항한다. 유일한 항공사인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에서 운항하는 티니안행 경비행기는 파일럿을 포함한 정원이 고작 6명일 정도로 작다. 실제로 탑승해 보니 시드니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할 때 탔던 비행기만큼 몸체가 작았다.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에서 운항하는 경비행기를 탑승하면 사이판에서 티니안까지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비행시간이 짧다고 해서 비행기가 아닌 건 아니다. 탑승 수속은 일반 비행기랑 크게 다르지 않다. 본인 확인부터 수화물 무게, 심지어 탑승자 무게까지 체크한다.


이 사진은 사이판 국내 터미널이 아닌 티니안 공항 풍경이다.
갑자기 무게를 잰다고 놀라지 말자! 탑승자와 핸드캐리 짐을 합한 무게에 따라 자리가 배정된다.


탑승 수속은 간단하다. 미리 예약해둔 티켓과 여권을 보여주고 수화물 무게를 재서 수화물을 먼저 보낸다. 수화물은 20 파운드(약 10kg)까지 가능하고, 무게를 초과하면 1 파운드(약 1kg) 당 25 센트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조금 야박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일행 중 마지막 두 명을 태운 경비행기의 뒷좌석에 실려오는 짐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수화물 무게를 측정했다면 이제 비행기를 탑승할 때 들고 탈 짐을 모두 짊어지고 수화물 무게를 쟀던 저울에 올라가면 된다. 작은 경비행기는 무게에 민감하기 때문에 탑승자와 핸드캐리 짐을 합한 무게에 따라 자리가 배정된다.


엉뚱하지만 가독성은 최고인 티니안행 경비행기 탑승권.


탑승 수속을 마치면 번호가 적힌 귀여운 탑승권을 준다. 우리 일행은 경비행기 세 대에 나눠 탑승했는데, 세 대 모두 모양이 달랐다. 어딘가 어설픈 이 탑승권은 가독성 면에서는 최고였다. 탑승권 모양이 탑승할 경비행기를 뜻하고, 탑승권에 적힌 번호가 앉는 자리를 의미한다. 같은 모양 탑승권을 가진 사람과 같은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DSC02203.JPG 사이판 국내선 터미널 중앙에 마련된 출국장. 작아서 조금 놀랐다.
로타행 경비행기는 티니안행보다 조금 더 크다.
우리가 탈 티니안행 경비행기!


탑승 수속을 마치고 작은 카페만 한 출국장에 앉아 우리가 탈 경비행기를 기다렸다. 낯선 이들과의 여행. 처음 가보는 여행지를 돌아보는 것만큼 어색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우리가 탈 비행기가 도착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탈 항공편 출발 알림을 듣지 못했다. 공항 관계자가 와서 가오리 모양 탑승권을 들고 있는 나를 데려갔다. 비행장으로 나오니 이미 경비행기 여러 대가 도착해있었다. 이곳에서도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로타행 경비행기는 티니안행보다 약간 더 컸다. 기본적으로 파일럿이 2명이고, 6명까지 탑승 가능하다고 한다.


티니안행 경비행기는 파일럿을 포함한 정원이 6명일 정도로 작다.
조수석 문은 경비행기가 완전히 오른 다음에 파일럿이 친절하게 닫아준다.


막상 우리가 탈 경비행기 크기를 보니 조금 겁이 났다. 뒷좌석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날개를 밟고 올라타는 구조에 한 번 놀라고, 내부가 생각보다 낡아서 한 번 더 놀랐다. 파일럿이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묻는 것을 끝으로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마쳤다. 긴장했는지 몸이 살짝 굳었다.


비행기 몸체가 공중에 떠오르고 난 후에도 조수석 문은 닫힐 줄 몰랐다. 파일럿이 깜빡했나, 겁에 질린 사이 누군가 문이 닫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들리지 않는 건지 못 들은 척하는 건지 파일럿은 미동도 없었다. 파일럿들이 비행시간을 채우기 위해 스타 마리아나스 에어에서 일한다고 하던데 이 경비행기 괜찮은 걸까, 하는 막돼먹은 상상까지 들었다. 다행히 비행기가 상공으로 완전히 떠오르자마자 파일럿이 조수석 문을 닫았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비행기 안이 순식간에 후덥지근해졌다. 오래된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는 것만 못했다. 아직도 조수석 문을 왜 상공에 올라 닫는지는 의문이다. 우리가 짐작한 이유는 오래된 에어컨 때문에 파일럿이 더워서였다.


조수석에 앉으면 운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아주 잠시 동안 비행기가 휘청거렸지만.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느라 1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착륙할 때 티웨이 항공보다 안정적이라 조금 놀랐다.


그렇게 우리는 사이판과 티니안 사이를 오가는 경비행기를 타고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바다 위를 달렸다. 일정 궤도에 오르자 파일럿이 조수석에 앉은 사람에게 핸들을 넘겼다. 그녀의 손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비행기가 휘청거리길 반복했다. 그 사이 파일럿은 조종대를 놓고 그녀의 사진을 찍어주기 바빴다. 그 광경을 지켜보느니 경치를 보는 편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고개를 돌렸다. 경치를 구경하면서 사진을 몇 장 촬영하니 10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착륙할 때 기체가 많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가벼워서 그런지 티웨이 항공보다 착륙 느낌이 나지 않고 비행기가 부드럽게 활주로를 탔다. 아직까진 파일럿의 운전 실력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어서와요, 반가워요!


한국을 떠난지 12시간 만에 티니안 도착!

안녕, 반가워 티니안!





***스타마리아나스 STAR MARIANAS AIR


사이판-티니안 : 07:00-18:00 매 시간 운행

티니안-사이판 : 07:30-18:30 30분 단위 운행

항공료 : 성인 1명 왕복 기준 110 달러

URL : www.starmarianasair.com


***TIP 스타마리아나스 할인 받는 방법!


티니안 및 사이판 국내 여행사인 티니안 굿투어에서는 스타 마리아나 에어 예약 대행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티니안 굿투어 예약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성인 1명 왕복 티켓을 105 달러에 예약 가능하다.

할인 항공료 : 성인 1명 왕복 기준 105 달러

URL : www.goodtinian.com





Hafa Adai, Saipan

낯선 이들과 겨울을 달려 여름에 닿았습니다.
11월에 맡았던 완연한 여름 냄새와 뜨거운 공기, 그리고 낯선 사람들과의 여행.
모든 게 낯설었지만 한편으론 셀렜던 사이판, 티니안 여행기를 선명한 색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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