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지치지 않아야 오래 간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한통의 스팸 메일
2013년 1월의 일이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되었던 한 통의 스팸 메일을 열어 보게 되었다. 속옷 바람으로 식탁에 앉아서 한 달에 1억을 번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메일이었다. 도대체 이건 무슨 사기인가 하는 호기심에 메일을 읽어보니, 인터넷 카페, 블로그, SNS 로 한 달에 억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강의한다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처음 메일을 보고, “참 별의 별 사기꾼들도 다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메일을 삭제하려고 했다. 그런데 한편으론 “도대체 어떤 사기를 치려고 이런 주장을 하나” 궁금하기도 하여 그 수법이라도 둘러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첨부된 링크를 따라 들어가서 돈 버는 방법을 테마로 한 사이트의 게시글을 읽게 되었다. 한 개 두개 계속 글을 읽으면서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고, 다리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나고, 뒤통수를 둔기로 얻어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 까지만 해도 그저 열심히 일하고, 적금 들고 절약하면 부자가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죽어라, 뼈빠지게 일하고 있었다. 돈은 성실하게 일을 해서 버는 것이라고 만 알고 있던 나의 저 차원적인 경제관념이 산산 조각이 나는 순간이었다. 분명 과장된 부분도 많이 있었을 것이고, 저렇게 버는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 이겠지만, 논점은 누가 한 달에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고, “내가 상상도 못했던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전 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음식 시키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들을 보면 경멸했었다. 한심한 루저들이라고 경멸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지 자괴감이 들었다. 그들은 루저가 아니라 트랜드를 앞서가는 선구자들이었던 것이다. 일 끝나고 술 마시고, 쓸데없이 커피숍에서 차 마시며 노닥거리는 걸 대인관계, 사교활동이라 포장하는 것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블로그를 통해서, 카페, SNS를 통해서 상상도 못할 수익을, 아니 금액을 떠나서, 최소한 돈을 벌 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저 출근해서 죽도록 일하고 퇴근해서 쥐꼬리 같은 월급을 받거나, 뼈 빠지게 장사해서 돈을 버는 것이 경제행위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함이 나를 좌절시켰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이렇게 다른 세계가 공존하고 있었다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몇 번이고 소리치고 후회의 후회를 했다. 순간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관련된 책들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인터넷의 정보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퇴근 후에 매일 새벽 2~3시에 잠들었다. 고등학교 때,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불합격한다고 “4당 5락”을 방에 크게 써 놓고 공부한 이래 처음이었다. 그 때만 해도 이미 온라인 카페는 너무 과포화여서 새롭게 키우는 것은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당연 이미 활성화 되어있는 곳과 경쟁하면 성공할 수 가 없다. 그래서 그 틈새를 파고 들었고 2013년 3월에 맥주관련 커뮤니티를 개설했고, 그 후로도 블로그와 카페 관리를 위해서 새벽 2~3시에 잠드는 것을 6개월 동안 지속했다. 그리고 그 맥주 관련 커뮤니티가 바로 2014년 대표카페로 선정되었고, 4년 연속 대표카페로 선정이 되었다.
단순히 블로그를 키우고, 카페를 키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 메일을 계기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한 개념과 정의가 완전히 바뀌었고, 그 때부터 카페와 블로그를 발판으로 새로운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2013년 그 때의 충격적인 이벤트를 잊지 않고자, 기존에 쓰던 메일 아이디를 버리고 jimboy2013으로 연도를 넣고 새로운 아이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록 한 통의 스팸 메일에서 시작했지만, 그 것을 그냥 무시해 버리거나, 아니면 “저렇게 돈 버는 사람들도 있구나, 부럽다”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분명 오늘의 나의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연이고, 신의 손길이고, 행운일 수도 있지만 분명 누구에게나 저런 메일을 수도 없이 날아 들어올 것이고, 굳이 이런 스팸 메일이 아니어도 독서를 통해서, 강연을 통해서, 인생 선배들의 충고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이 될 이벤트는 몇 차례 찾아올 것이다. 많은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그 기회를 쓰레기 통에 버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그 기회를 알아보고 액션을 취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고, 그냥 그 문을 열고 닫을 것인지,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도전을 할 것인지도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아무리 자신보다 못 나고 나쁜 사람들로부터조차 반면교사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며, 나보다 성공한 이들이나 먼저 실패를 경험한 이 들로부터 더욱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그것을 배울 것인가 묻어 버릴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다. 작은 이벤트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임을 마음속 깊이 간직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버티기’도 가능하다.
창직이든 창업이든 비즈니스가 자리잡고 안정된 수익을 발생할 때 까지는 상당하 시간이 소요되고, 자칫하면 그 전에 포기의 유혹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창직의 가장 기본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재능이 있고, 지식이 있고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흥미와 열정, 애정이 없다면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다. 창업도 마찬가지고, 취직, 창직 모두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한다면, 하루 하루가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고 시작해도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버텨 내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돈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상상으로 견디기는 쉽지 않다.
창업은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때까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2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그 동안 사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여유자금은 두 말 할 것 없이 필수다. 하지만 많은 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면서 저지르는 큰 실수 중에 하나가, 그런 기회비용을 창업자금으로 확보하지 않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부족한 자금에 맞춰 창업을 시작하다 보니, 첫 달부터 수익이 나지 않으면 자신의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재무구조를 가지고 사업을 하는 중대한 실수를 범한다. 자금 압박이 들어오고, 본인의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면 심적으로 많이 피폐해진다. 자존감은 땅에 떨어지고 폐인이 되기 십상이다.
창직은 자신이 직장을 떠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떠나야한다. 직장을 떠나기 전에 주말이나 저녁 시간을 활용한 투잡으로 최소한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창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적어도 커다란 기회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시작을 해야 한다. 불필요한 사무실 운용비용, 인건비, 물건의 재고 비용 등이 없다면, 창업 보다는 훨씬 더 가볍게 버틸 수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수익을 내기 위해서 밤잠을 줄이는 일이 있더라도 심신이 훨씬 덜 피곤하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다시 짚어봐야 할 것은, 많은 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 지조차 잘 모르고 있으며, 그에 대한 고민 보다는 오로지 “무슨 일을 해서 얼마를 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만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남들이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는 일을 자신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남들이 쉽게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는 일을 자신도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또 한 가지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내가 일상에서 즐기고 좋아하는 것이, 직업이 되었을 때 다른 형태로 다가오게 되고 오히려 그것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도 있다.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고객 응대나 클라이언트와의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친구나 지인들과 사적으로 사교의 모임을 즐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고 고객 서비스의 최 접점에서 고객들과 만나는 것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자존감의 붕괴, 대면 기피증까지 경험할 수 있다. 각양 각색의 사람들, 특히 그들이 갑의 위치에 있는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는 것만큼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나마 직장이라는 울타리가 있으면 좀 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 대면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음식점이나 술집 같은 자영업을 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진상 고객들로부터 겪어야 하는 모멸감이 자존감을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좋아하는 일을 고민할 때 그 것이 직업이 되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하여 접근한 후에 직업으로의 적성이나 타당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작정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 직업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