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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잘 Feb 15. 2024

30. 울적 주의보

감정이 태도가 되지않게

내가 좋아하는 비가 온다. 비가 오는 것이다. 태양을 소외시키는 게 아니고 오늘은 비가 오는 것이다. 비인지 안개인지 모를 비가 온다. 몇 개 남은 재활용 쓰레기 핑계로 밖에 나갔다. 안개같은 비가 온다. 이런 날 우산을 쓰고 걸으면 피부가 촉촉해지는 기분이다. 미스트를 뿌린 것처럼.


자칫, 이렇게 흐린 날은 기분이 가라앉기 쉽다. 오늘처럼 소외되는 기분이면 기분은 바닥을 기어다닌다.


'팩트' '팩트'


언제부턴가 감정이 태도가 되려할 때 외친다. '팩트를 봐'


안개때문이다. 팩트가 보이지않는다. 괜히 슬픈 노래를 생각한다. 아니 떠올랐다.


외로워 외로워 바람처럼 외로워

서러워 서러워 낙엽처럼 서러워


구창모 오빠가 부른다.


외로움을 선택할까 서러움을 선택할까. 한번 울어볼까.


아니야, 감정이 태도가 되면 나중에 찝찝해.


헬스장에 내려갈까

배 고파

공복에 지방이 잘탄다잖아.


보이차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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