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진주와 사리

by 오잘줌마

건강검진을 했다. 한동안 속이 쓰리고 명치를 누가 세게 때리는 것 처럼 아프기도 했다. 나는 근육돼지라는 놀림을 받을만큼 건강하다. 나를 보는 사람은 보기만 해도 짱짱하고 힘이 넘쳐보인다고 한다. 그렇다. 나는 건강하다. 좋아하는 일 오래하려고 헬스를 시작한 지 십 년이 넘었다. 그런데 위는 가끔 쓰리고 아프다.


건강검진에서도 골밀도가 아주 좋게 나왔다. 가장 최상의 초록칸에 나의 좌표가 찍혀있다. 혈압도 정상이고 위내시경 결과와 대장내시경 결과도 좋다. 그런데, 숨 넘어가게 숨 참아가며 처음해 본 복부초음파에서 무언가 보인다. 담당선생님은 담낭에 1cm 정도 크기의 담석이 보인다면서 크게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지내라고 한다. 초음파 사진을 몇 번 보여준다. 내 눈에는 하얀 진주처럼 보이기도 했다.


"담석이 진주처럼 보이네요"


했더니, 나를 흘끔 쳐다본다. 순간 담당선생님이 어이없어 하는듯한 엷은 미소가 눈가에 보였다.


'성공!'


침침한 병실에서 무표정한 담당선생님을 마주하는데 작은 공간에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향기도 없고 컬러도 보이지않는 공간이 어색했다. 그냥 웃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속으로 두번 말할까말까 하다가 나름? 용기내서 한 마디 한 것이다. 진주처럼 보인다고.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꽃이 되었다는 시처럼, 내가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나의 담석은 작은 진주가 되었다. 나의 허리가 상쾌하게 펴졌다.


검사를 마치고 죽 사먹으러 가면서 내 몸에 돌이 있다고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 죽으면 사리 나오는 거 아니야? 그 사리 나 때문에 생겼다고 할거지?"


놀리듯 묻는다. 몇 년 전이라면 그랬겠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우영우처럼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사리거나 진주거나. 이제 우리는 죽이 잘맞아. 나는 야채죽 당신은 매운 낙지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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