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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린씌 Jan 08. 2024

태영건설의 뻔뻔한 워크아웃 신청

[경린이의 경제 공부] 부도 | 워크아웃 | 부동산 위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따끈따끈한 소식 들고 온 경린이입니다 :)

최근 뉴스를 보면 꼭 한 페이지에 최소 하나씩은 ‘태영건설’에 관한 뉴스를 다루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흐린 눈으로 읽어보니,, 태영건설이 위험하다는 건 알겠는데,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워크아웃이 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관하여 공부해 봤습니다. 최근 한국 경제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pf 문제가 드디어 터진 것이라는 말도 많은데요! 비단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라, “태영건설이 연쇄부도의 시작“이 될 수도 있어서, 이번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럼 차근차근 무슨 문제가 터졌고, 어떤 식으로 해결하려 하는지, 태영건설이 어떤 꼼수를 쓰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혹시 [데시앙] 아파트 들어보셨나요? [데시앙]은 태영건설이 지은 아파트인데요! 태영건설은 국내 시공기술 16위를 차지하는 꽤나 큰 메이저급 건설업체입니다. 이 큰 건설사가 현재 “첫 번째로” 부도 위기를 맞았습니다. 왜 “첫 번째”라고 썼는지는 차차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사가 진행하던 부동산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실패하고, 아파트 분양이 실패하면서, 제때 들어왔어야 하는 돈이 들어오지 않아, 빚이 산더미만큼 쌓이게 됩니다. 태영이 건물을 짓기 위해 빌린 부동산 pf대출과, 태영 밑에서 일하는 수 백개의 하청업체들에게 지급할 돈, 회사채(회사 빚), 그리고 부동산 pf 채무보증까지, 부동산 프로젝트가 실패하며 현금 유동성이 끊겨 돈을 줄줄이 갚지 못하게 됐습니다. 태영이 갚아야 할 빚만 9조가 넘는다고 밝혀졌죠.


여기서 “부동산 pf 채무보증”이 무엇인지 잠시 살펴보고 갑시다! 저번 부동산 pf를 설명할 때, 시행사가 ‘완벽한 부동산 프로젝트 계획서’를 토대로 은행에게 돈을 빌린다고 말했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불안한 은행은, “너네가(시행사) 망해서 돈 못 갚을 경우를 대비해서, 대신 돈 갚을 보증인(시공사) 데려와”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차피 건물을 지었다 하면 100% 분양 성공이었던 부동산 활황 시기였기 때문에, 시공사들은 시행사 연대보증을 서게 됩니다. 태영건설이 보증 섰던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며, 돈을 갚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죠. 사업은 “신뢰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일단 ‘위기’라고 소문나는 순간 큰일입니다. 끝까지 괜찮다고, 루머 퍼트리지 말라고 강경대응하던 태영은, 12월 당장 갚아야 할 4000억을 갚지 못하고, 2023. 12월 끝내 포기 선언을 하게 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부동산 pf란?

https://brunch.co.kr/@jimiimii/84





워크아웃이란?


태영건설은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됩니다. “워크아웃”은 부도나기 직전인 회사를 살려주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요! 기업한테 받을 돈 있는 채권자들끼리 상호 합의해서, 회사가 회생 가능하다 판단이 들면, 채권자들끼리 “받을 돈을 깎아주든, 이자를 깎아주든, 만기를 늘려주든, 돈을 더 대출해 주든” 조치를 취해서 회사를 살릴 기회를 주게 됩니다. 부도나기 직전인 회사에게 회생 기회를 주는 거라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선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워크아웃 결정은 채권단의 몫입니다. 태영에게 받을 돈 있는 채권자는, 하청업체, 제2금융, 제1금융 등 약 400여 곳인데요! 태영한테 돈을 제일 많이 빌려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들을 모아서 “워크아웃 개시”를  시행할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채권단은 일단, 태영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는가를 살펴보게 됩니다. 만약 태영이 스스로 회사를 살리려는 최선의 노력도 안 하고 마냥 도와달라고 한다면, 도와줄 필요가 없겠죠?  




태영의 자구안 (=자체 구제 안)


이에 태영은 채권단을 설득시킬 자구안을 냅니다. 태영그룹(=TY홀딩스)은 다른 자회사들의 지분을 팔아서 태영건설에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태영인더스트리트 매각 대금 1549억, 에코비트 지분 50%, 블루원(골프장, 레저사업) 지분을 매각해서 최대한 태영건설이 진 빚을 갚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매각하겠다는 자회사들 사이에서 슬쩍 빼놓은 SBS가 보이시나요? 태영은 자구안에 가장 알짜배기 기업인 SBS 매각은 쏙 빼버렸습니다. 그리고 태영인더스트리트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대주주 지분 60%, 태영그룹 지분 40%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태영은 오너의 사유재산(태영인더스트리트 매각 비용 60%)은 쏙 빼고, 태영인더스트리트 매각 비용의 40프로만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죠. 그마저도 40% 전부를 태영건설에 지원한 것이 아닌, ty홀딩스의 빚을 갚는데도 함께 사용했다고 합니다. 자기 챙길 돈은 쏙 빼놓은 채, 도와달라고 말한 태영의 인색한 자구노력에 채권단은 불만을 표했습니다. 채권단은 태영에게 사장의 사유재산 포함, sbs 매각해서 최대한 태영건설 빚을 갚는 데 사용하라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처음에 “사유재산까지 싹 다 법으로 내놓게 못하나? “ 생각했었는데요! 계약할 때 연대보증을 섰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법적으로 개인의 사유재산은 건드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태영의 꿍꿍이


아니 돈도 못 갚으면서, 도와달라고 나왔으면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태영은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뻔뻔한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도와달라고 말하는 걸까요? 태영도 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 자기 돈은 1원도 내놓지 않는 것입니다. 태영은 알고 있습니다. 자기가 무너지면, 다른 건설사들도 차례로 무너질 것을요. 그리고 태영 밑의 하청업체들도 전부 돈을 받지 못할 것을요. 그렇게 되면 연쇄부도로 인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 정부가 함부로 태영을 망하게 하지 못할 것을 알고, 최대한 자기 돈은 꽁꽁 지킨 채,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워크아웃 개시가 실패한대도 태영은 최대한 챙겨 놓은 자기 돈과 알짜배기 sbs는 지키게 됩니다.  





자 이제 정부의 고민입니다. 만약 태영이 부도가 나면, 하청업체들이 위험해지고, 은행의 자금 유동성도 위험해집니다. 태영에게 돈을 받지 못한 은행들은 돈을 메꾸기 위해 다른 건설사들에게 빌려준 돈을 최대한 빨리 돌려받아야 하고, 안 그래도 힘든 건설사들은 은행 압박에 또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악순환이 돌며 잘못하면 연쇄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죠.


만약 정부가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서 태영의 워크아웃을 도와준다면, 세금으로 특정 기업을 도와준, 기업 특혜논란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후에 다른 건설사가 태영과 같은 위기에 처하게 되면, “태영도 도와줬으니 우리도 도와줘라” 이런 말도 나올 수 있죠. 그럼 태영을 망하게 둔다면 어떨까요? 태영을 망하게 두면, 태영건설의 부도를 선두로, 다른 건설사의 위험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곧 건설사, 하청업체, 은행권까지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자구안을 내놓으라는 채권단과 정부의 성원에 태영건설은 “일부” 사채출연(사유재산 태영건설에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눈치 보며 조금씩 내놓으며 자기 돈은 최대한 안 쓰려 밀당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24년 1월 11일, 최종 워크아웃 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채권단과 정부는 태영에게 강력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말하지만, 태영이 이에 채권단이 만족할 만큼 응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롯데건설과 다른 건설업체들도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와중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결정이 많은 것을 시사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결국 기업을 살려줄지, 아니면 기업을 도와주지 않는 또 다른 선례를 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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