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린이의 경제 공부] 엔 캐리 | 경제용어
뉴스를 보다가 “엔 캐리 트레이드” 혹은 “엔 캐리 자금”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듣기만 해도 어려워 보이는 이 경제 용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공부해 보겠습니다!
1950년~1980년대까지 일본 경제의 호황기였습니다. 일본 GDP가 미국 GDP의 70% 이상 따라갈 만큼, 일본 기업들의 엄청난 발전으로 전 세계 수출을 다 잡고 있었죠! 그러다 1985년, 미국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플라자합의”를 맺습니다. 강제로 엔화를 평가절상시켜서 일본 수출경쟁력을 떨어트리게 됩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 경제는 약 30년 동안이나 장기 경기 침체에 들어서게 되죠.
자세한 내용은 [일본은 왜 제로금리?] 글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jimiimii/77
[제로금리 = 예금이자 0%, 대출이자 0%]
일본 정부는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제로금리”를 시행하게 됩니다. 금리를 0%로 유지한 것인데요! 금리는 이자율을 의미합니다. 은행 예금 이자 0%, 은행 대출 이자 0%, 즉 거의 공짜로 대출을 해줌으로써, 은행에 예금하지 말고 대출해서 돈 좀 팍팍 쓰게끔 유도하는 것이죠.
일본 은행에 예금해 봤자 이자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되자, 재테크에 관심 많았던 일본 주부들 사이에서 새로운 재테크 방법이 떠오르게 됩니다. 바로 이자를 안 주는 일본 은행 대신, 이자를 많이 주는 동남아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이었죠. 일본 부인들은 일본 은행에서 대출을 해서, 해외 고금리 예금 상품, 채권, 금 등에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나라에서 고금리 나라로! 금리 차 이득을 얻기 위한 투자 기법을 의미합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부터 약 30년 이상을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 이후, 일본 주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이 “금리 차를 이용한 재테크”는, 일본의 가장 흔한 성씨를 따와서 “와타나베 부인 트레이드”라는 이름이 붙여집니다. 이것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시초가 됩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 = 스미스 부인 트레이드
엔 캐리 트레이드 = 와타나베 부인 트레이드
유로 캐리 트레이드 = 소피아 부인 트레이드
위안 캐리 트레이드 = 왕 씨 부인 트레이드
”캐리 트레이드(=금리 차를 이용한 투자 기법)“를 사용하는 전업 기관 글로벌 투자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일본의 무이자 돈을 빌려서 고금리 은행에 예금해서, 앉아서 금리 차액을 먹는 것이죠. 그러면서 일본 돈이 전 세계에 뿌려지게 됩니다. 현재 추정된 엔 캐리 자금만 5000조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GDP가 약 300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일본 돈이 전 세계에 뿌려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앉아서 금리차이득을 볼 수 있는 개꿀 재테크 방법으로 보이지만, 엄청 큰 변수가 숨어 있습니다.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환율 변동”입니다. 앉아서 꽁돈 벌려다 오히려 어마어마한 환율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환율은 <금리>, <일본 경기 상황> 등 매우 다양한 요인으로 초단위로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금리는 고정된 반면, 환율은 시시각각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4%의 금리차이득을 보려다가 10% 환율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예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투자자가 일본 은행에서 160만 엔을 빌려, 외환시장에서 돈을 바꿉니다.
2. 투자자는 160만 엔을 1만 달러로 바꿔, 바꾼 돈 1만$를 금리 5% 주는 미국 은행에 예금합니다.
3. 1년 후 투자자는 미국 은행으로부터 금리 차 이득 500$를 벌게 됩니다.
4. 투자자는 일본 은행에 ‘엔화’를 되갚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돈을 바꿉니다.
5. 환율 하락으로 외환시장으로부터 130만 엔만 받습니다
6. 투자자는 일본 은행에서 빌린 160만 엔을 갚기 위해 본인 돈 30만 엔을 추가로 더 냅니다.
환율 하락 결과 = 금리 차 이득 500$ 얻은 대신, 30만 엔 손해를 봅니다.
[1$ = 160엔] [1$ = 130엔]으로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엔화가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1$를 구매하기 위해서 160엔이 필요했지만, 환율이 하락하면서 1$를 구매하기 위해서 130엔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엔화강세(=환율 하락)가 되면, 일본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들은 일본에 갚을 돈이 늘어나기 때문에 난리가 납니다. 캐리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이유입니다.
그렇기에 일본의 작은 환율 변동 신호라도 감지된다면, 전 세계에 나가있는 엔 캐리 자금이 한순간에 일본으로 전부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줄 수 있기에, 각국 정부는 일본의 동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이 30년 경기침체를 딛고 점점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 환율 하락이 예상되고, 뿐만 아니라 엔 캐리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금리 차 이득이 줄어들게 되면서 전 세계에 나가 있던 일본 돈이 한꺼번에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 예측됩니다.
오늘은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해서 공부해 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