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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면 Jun 05. 2024

회사에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

"야근해서 너무 지쳐요.. 날 너무 갈아 넣기만 하는거 같아ㅠ"


채용 시 어떤 포인트를 봐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 연구조교(RA)를 뽑을 때는 흔히 말하는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학점이나 자격증을 많이 갖춘 사람들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이렇게 준비하면 좋은 회사에 갈 거야'라는 공급자 관점에서 생각한 경험이 많았고, 나 역시 그런 관점에서 입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필터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에 대한 가치관과 목적이 좋은 역량과 태도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는 역량 면접을 철저하게 보는 편인데, 평가 도구로는 게스티메이션을 통한 케이스 문제를 스무고개 넘듯 40분 정도 토론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본인의 생각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고 싶기도 하고, '입사하면 이렇게 일을 하겠구나'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다만, 이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역량 또는 스킬 관점의 면접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RA를 지원하는 20명 중 1명 정도는 산출물의 완성도와 생산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동기뿐만 아니라 선배들과 일할 때도 빛이 난다. ‘낭중지추’가 딱 들어맞는 사람들이다. 가장 아쉬운 사람들은 역량은 매우 높은데 태도가 낮은 사람들이다. 역량은 취업 준비나 학창 시절 공부 습관으로 생겼지만, 커리어에 대한 목적이 불분명해서 월급을 위한 활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야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탁월한 신입사원에 대해 적어봤다. 만약 지금 회사에서의 월급이 아닌, 자신의 업에서의 목적이 있는 친구들은 야근(추가 투입) 활동을 통해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는다. 해당 시간은 모두에게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고, 이를 함께 이겨내면 partnership과 friendship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난과 역경의 시간 동안 '얼마나 긍정적인 느낌을 옆 동료에게 제공했는지'일테니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입사 시 역량 수준이 낮아도 1, 2년 만에 급속도로 '변신'을 한다. 그러면 상사와 동료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외부 경쟁사나 요즘같이 SNS 시대에서는 소문에 소문을 타고 업계에서 알아주는 '능력자'로 인정받게 된다. 처음에 가졌던 목적은 이미 조기 달성하고 꿈은 더 커지며 자신감도 넘치는 '핵심인재'가 되는 케이스를 보면 주변인으로 매우 뿌듯해진다. 


이런 사람들의 눈빛을 보고 대화할 기회는 인생에서 흔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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